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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님 뒤에 서야 한다(연중 18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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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1-08-09 조회수2,296 추천수20 반대(0) 신고

 

 

약 한달 정도의 긴 휴식을 마치고 오늘부터 복음 묵상을 다시 올리겠습니다. 여러 가지 여름 행사와 행사 중간 중간의 심신의 피로, 여기에 덧붙여 저의 게으름 때문에 오랜동안 벗들을 뵙지 못했습니다. 묵상을 올리지 못했던 동안에 혹시 제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해 주셨던 벗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모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가집니다. 보잘것없는 묵상이지만 벗들과 함께 나누면서 우리 모두에게 맡겨주신 신앙의 길을 걷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2001, 8, 9  연중 제18주간 목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16,13-23 (베드로의 고백, 수난과 부활에 대한 첫번째 예고)

 

예수께서는 필립보의 가이사리아 지역으로 가서 당신 제자들에게 질문하여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고 합디까?" 하셨다. 그러자 그들이 "어떤 이들은 요한 세례자라고 하고, 다른 이들은 엘리야라고 하며, 또 다른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들 중 한 분이라고 합니다" 하였다.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러면 여러분은 나를 누구라고 하겠습니까?" 하시니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당신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대답하여 그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복됩니다. 시몬 바르요나,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대에게 계시하신 것입니다. 나 또한 그대에게 말합니다. 그대는 베드로(바위)입니다. 나는 이 바위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데 명계의 문들도 그것을 내리누르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그대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렵니다. 그러니 그대가 땅에서 매는 것은 하늘에서도 매여 있을 것이요, 그대가 땅에서 푸는 것은 하늘에서도 풀려 있을 것입니다." 그 때에 그분은 당신이 그리스도라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말라고 제자들을 나무라셨다.

 

이 때부터 예수께서는 당신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으니, 곧 당신은 마땅히 예루살렘으로 가서 원로들과 대제관들과 율사들로부터 많은 고난을 겪고 죽임을 당했다가 사흘 만에 일으켜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베드로는 그분을 끌어당기며 그분을 꾸짖기 시작하여 "(하느님께서) 당신을 가호하소서, 주님, 결코 그런 일이 당신에게 닥치지 않을 것입니다" 하였다. 그러니까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내 뒤로 물러가라. 사탄아,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셨다.

 

 

<묵상>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은 예수님의 뒤에 서야 합니다.

예수님 뒤에 설 때 예수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의 삶은 참으로 단순합니다.

예수님의 뒤에 서서 예수님을 따르기만 하면 되니까 말입니다.

이보다 더 쉬운 삶의 방식이 있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뒤에 서서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너무나 더디기에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것이 답답합니다.

할 말은 많은데 참고 있어야 하기에 입이 바싹바싹 타들어가기도 합니다.

잘난 척 설치고 다니는 이들을 참고 보아야 하기에 눈에 가시가 돋기도 합니다.

때때로 터무니 없는 비난과 모욕을 참아 받아야 하니 마음에 시퍼런 멍이 들기도 합니다.

 

도대체 이게 뭐야?

이렇게 산다고 누가 알아주나?

안 되겠어...

 

바로 이 순간 앞서 가시는 예수님을 치고 나가 예수님 앞에 섭니다.

 

주님 그렇게 하시면 안됩니다.

주님 왜 당하십니까?

주님 왜 그렇게 어리석습니까?

사람도 변하고 세상도 변했습니다.

도저히 안 되겠습니다.

이제 저를 따르십시오.

어느 천년에 하느님 나라가 이루어지겠습니까?

당신의 거룩한 뜻을 이루기 위해서 이제 방법을 바꾸어야 합니다.

당하기 전에 먼저 내리치고,

비수같은 말로 반대자들을 꺽어야 합니다.

보십시오, 제가 멋지게 해 나갈테니...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제 뒤를 따르십시오.

 

그러자 예수님께서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네 멋대로 해 보아라.

그러면 너는 나와 아무 상관이 없어진다.

비록 네가 겉으로는 나의 사람이라고 고백하고

남들이 너를 나의 사람이라고 보아준다고 해도

너와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러니 너는 내 뒤로 물러가라.

사탄아,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들의 일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렇지만 예수님의 음성을 제대로 듣는 이가 많지 않는 듯 합니다.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퍼뜨려야 할 교회 공동체를 바라보면서,

교회 안의 크고 작은 공동체를 바라보면서,

사제, 수도자, 평신도 지도자들을 바라보면서

세상을 복음화하기보다는 교회를 세속화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베드로를 향한 예수님의 준엄한 말씀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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