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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죽어도 가기 싫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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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1-08-13 조회수1,892 추천수12 반대(0) 신고

자신에게 곧 다가올 불행한 일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빤히 알고있는 사람이 겪게 될 근심은 참으로 클 것입니다. 시시각각으로 불행의 시간은 임박해오고, 어떤 방식으로라도 그 일을 피할 길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와 닿는 공포와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끔찍하게도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겪게 될 불행의 순간이 언제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계셨습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비장한 어조로 당신이 가야할 길이 어떠한 길인지에 대해 미리 제자들에게 알려주고 계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머지 않아 사람들에게 잡혀 그들의 손에 죽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 길은 참으로 걸음을 내딛기 싫은 길, 피하고 싶은 고독의 길, 그 누구도 가기 싫어하는 형극의 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의연히 그 길을 걸어가십니다. 왜냐하면 그 길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제시하신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예수님께서 이미 그 길에 접어드셨지만 망설임도 많았습니다. 당신께서 그토록 애지중지하셨던 수많은 양떼를 두고 떠나야만 하는 심정은 마치도 젖먹이를 이웃집에 맡겨두고 출근해야만 하는 어머니의 심정처럼  불안하고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께 전폭적으로 의탁하며 그분의 뜻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순명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위대하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위대하신 이유는 당신이 지니셨던 전지전능함을 바탕으로 한 치유나 구마활동 때문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당신 앞에 놓여진 고난의 잔을 간단히 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겸손되이 자신을 낮추어 아버지의 뜻에 순명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논리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우리가 진정한 주님의 제자로 사는 길은 외적인 성공을 거듭한다든지 이름을 만방에 널리 날리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보다는 우리의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이 이 땅 위에 이루어지기를 빌며, 주님의 뜻에 순명하는 생활 그것입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지는 고난의 잔을 달게 받아들면 받아들수록 우리에게 다가올 부활의 기쁨은 커질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매일 다가오는 십자가를 기꺼이 지면 질수록 우리는 그만큼 더 부활의 참 의미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수난 없이는 구원이 없고, 십자가 없이는 영원한 생명도 없고, 죽음 없이는 하느님 나라도 없다는 불변의 진리를 오늘 우리가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 아침 주님 생각

 

1. 천국에 이르는 사다리는 피와 땀 하나뿐입니다. 오직 자기 희생을 동반한 십자가가 아니고는 천국에 오를 수 있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2. 모든 이가 떠난 뒤에도 저는 당신을 조용히 사랑합니다. 가장 늦게 까지 곁에 있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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