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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그릇 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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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1-08-15 조회수2,160 추천수19 반대(0) 신고

성모님 축일 아침 두가지 생각

 

 

1. 빈그릇 성모님

 

수도자들이 매일 저녁기도 때 마다 바치는 아름다은 찬가가 하나 있는데, "성모의 노래"라고 합니다. 하루가 저무는 석양 무렵, 형제들과 함께 이 찬가를 부를 때 마다 저는 지극히 겸손하셨던 성모님의 생애를 묵상합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레입니다. 주님께서 여종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셨습니다."

 

성모님도 우리와 똑 같은 인간이셨습니다. 가브리엘의 예고를 들으신 성모님이 하느님께서 자신을 선택하셨다는 데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또 메시아의 어머니로 살아가며 누리게 될 세속적인 영예나 특권에 대한 일말의 기대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코 성모님께서는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으셨습니다. 여러가지 인간적인 아쉬움이나 섭섭함을 느낄 때 마다 성모님께서는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주님! 저는 비천한 존재입니다. 저는 오직 당신이 빚어만드신 작은 도구일 따름입니다. 저는 주님께서 매일 제 안에 성장하시도록 매일 저를 비웁니다."

 

성모님이 하느님으로부터 높이 들어올림을 받으신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런 성모님의 겸손하심 때문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언제나 주님을 위해 자신을 비우고 낮춘 삶, 자기중심적이 아닌 예수님 중심적인 삶을 살아가셨습니다.

 

 

2. 모든 것을 뒤집으시는 하느님

 

"주님의 어머니께서 나를 찾아주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문안의 말씀이 내 귀를 울렸을 때에 내 태중의 아기도 기뻐하며 뛰놀았습니다(루가 1,44-45)."

 

루가 복음사가는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가 요한을 잉태한 친척 엘리사벳을 찾아가 상봉하는 장면을 아주 힘차고 장엄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인간적인 시각으로 바라봤을 때 그들의 상봉은 참으로 희극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가진 미혼모 마리아는 불러오는 자신의 배와 따가운 이웃들의 눈총이 너무도 부담스러워 친척 엘리사벳을 찾아갑니다.

 

한편 엘리사벳은 또 누구입니까? ’야! 대단하다! 저런 나이에도 아이를 가질 수 있다니!’하고 사람들이 뒤에서 손가락질 할 정도로 나이가 많았던 할머니였습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두 여인이 서로 만나 기쁨의 노래를 주고 받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만남과 행동이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주님의 성령께서 그들의 만남에 함께 하셨다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그들 가운데 함께 계심으로 인해 희극적인 만남은 참 기쁨의 만남, 설레임의 만남, 영광의 만남으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모든 것을 뒤집는 분이십니다. 메마름을 생명력으로, 무의미를 의미로, 좌절감을 희망으로, 죽음을 생명으로 변화시키시는 분 그분이 바로 성령이십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숱하게 겪게 되는 갖은 이해하지 못할 일들, 억울한 일들, 해결불가능해보이는 일들도 성령!!! 그분 안에서 그분의 인도를 받을 때 온전히 이해할 수 있으며 해결되리라는 것을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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