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외면할 수밖에 없는 사랑(31) | |||
---|---|---|---|---|
이전글 | 다시 시작할까 합니다.(8/27) | |||
다음글 | 사제로서 제대로 살고 싶다(모니카 기념일) | |||
작성자박미라 | 작성일2001-08-27 | 조회수1,607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제6처 예수님께서 베로니카 수건에 당신의 얼굴을 박아주심.
수건 :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물건. 자신의 체취가 묻어있는 자기 혼자만 쓰는 물건이다.
얼굴 : 신체 부위 중 그 사람을 대표하는 곳. 예) 사진 찍을 때 얼굴을 중심으로... 어떤 사람 생각할 때에도 얼굴을......
베로니카 : 베로니카는 예수님을 극진히 사랑하였기에 주위의 눈도 아랑곳없이 용감하게 군중과 군사들을 헤치고 예수님 앞에 나아가 자신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었다. 자신의 소중한, 언제나 지니고 다니는 수건을 꺼내 먼지와 땀과 피로 얼룩진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렸다. 할수만 있다면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지 않도록 막고 언제까지나 옆에서 편하게 해드리며 함께 있고 싶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고작 그것 밖에 없었다. 베로니카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로서 해야할 일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인간적으로 사랑할 수 없음을, 또한 그분이 자신의 인간적인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는 처지임을 깨달았기에 그분께서 당신의 얼굴을 수건에 박아주신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그분과 함께 하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하지만 그것은 큰 희생이며 더구나 고통당하는 그분의 얼굴을 계속 품고 다니는 것은 더 큰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님 : 하느님의 아들로서 전인류를 죽음의 세력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하여 속죄의 희생 제물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중에 당신을 사랑하는 베로니카라는 한 여인을 만나셨다. 그 여인은 위험을 무릅쓰고 가까이 오는 것을 막는 병사들까지도 헤치고 용감하게 다가와 자기가 가지고 있던 수건으로 땀과 먼지와 피로 범벅이된 당신의 얼굴을 닦아주었는데 당신은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고자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이 무엇보다 더 중요한 일이기에 다른 그 어떤 것도 하실 수가 없으시어 다만 당신의 고통당하는 얼굴만을 그 여인의 수건에 박아주셨다.
얼굴이 박힌 수건 : 소중한 물건이기에 절대로 없앨 수 없다. --- 사랑하는 이의 얼굴이기에............
소중한 물건, 또는 사랑하는 이의 모습은 가슴 속깊이 마음 안에 품어 늘 지니고 다니게 된다. 사랑하는 이의 모습은 죽을 때까지 결코 잊을 수가 없는 것이며, 함께 있지 못함으로 해서 오는 고통까지도 함께 늘 품고 다닌다.
"나" : ’독신성소 안에 있는 사람’이든 ’결혼성소 안에 있는 사람’이든 누구나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이 길에서 인간적인 사랑에 얽매일 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하느님의 아들이 되기 위하여 자신의 죄를 슬퍼하며 예수 그리스도님을 따라가는 사람이라면 결단코 그런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예수 그리스도님처럼 앞으로 걸어가는 일을 멈추지 않고 분연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게 하는 일이 당장에는 매정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길을 끝까지 다 걸어가 신랑이신 예수 그리스도님을 맞이하여 참사람이 된 후에는 서로에게 참으로 유익한 일이었슴을 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은 내가 이 길을 걷기 위해 그의 사랑을 외면하였지만, 내가 이 길을 끝까지 다 걸은 후에 참사람이 되어 많은 사람을 살리는 사람으로서의 할 일을 다 마친 후 아버지 나라에서 아버지와 함께 영광을 누리게 된다면, ’나의 고통당하는 얼굴’을 마음 속에 품고있는 그 사람이 마지막 날에 아버지집에서는 아버지께 외면당할리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고통당하는 얼굴을 수건에 박아주셨던 베로니카를 당신 나라에 불러주신 것과도 같이............
오! 사랑하올 주님! 이 길은 제가 땅의 것을 차지하여 짐승처럼 됨으로 죽게된 모든 죄악을 기워 갚으려고 들어온 길입니다. 제가 십자가를 지면서부터 제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제 안의 온갖 더러움을 없애도록 제 살과 피 모두를 내어주라고 당신께서 제게 주신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제게 위로보다는 뼈를 깍는 아픔을 주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왜 저를 혼란시키시는 것입니까? 이제 어느 정도 제 살과 피를 내어주는 데 익숙해지고 받아들일 각오도 되어있는 것 같았는데 전혀 생각지도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무엇도 바라지 않고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어놓으며 아무것도 아닌, 아무런 볼품도 없는 제게 예전에는 보지도 못한 그런 사랑을 품고 있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주님! 저를 사랑하신다는 주님! 제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제가 이 길로 들어서지 않았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하지만 지금은 그 사랑을 받아줄 수도, 보답해 줄 수도 없는 처지이기에 혼란과 고통만이 있을 뿐입니다..........................
저는 다만 그에게 지금은 인간적인 그 어떤 사랑도 받아줄 수가 없다는 것과 죄인이기에 뼈를 깍는 고통 중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밖에 달리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정말 너무하십니다. 그토록 큰 사랑을 가지고 제게 다가온 그에게 그것밖에 해줄 수 없을 때에 그를 만나게 하시다니요.......... 그에게 좀더 멋진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의 가슴 속 깊이 저의 고통당하는 모습만을 새겨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제게는 너무나도 큰 고통입니다.............
주님! 사랑하올 주님! 제발 그가 저로인해 더 이상 고통 당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저를 사랑할 수 없음으로....... 제가 당하는 고통으로 인해 그를 더 이상 마음 아프게 하지 말아 주십시오!........
제가 더 잘할게요. 이 길을 끝까지 잘 가서 제 안의 온갖 나쁜 것을 다 없앤 후에 온전히 당신 사랑이 된다면 그에게 제가 못다한 사랑을 당신께서 친히 다 갚아 주십시오! 그렇게 해 주실 것을 믿고 지금은 두 눈을 따악 감으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