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예수를 따르는 삶...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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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황중호 | 작성일2001-09-10 | 조회수2,352 | 추천수7 | 반대(0) |
오늘 아침묵상 중에 잠시 눈을 들어 창문을 봤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눈부시게 들어오는 것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동기중에 누군가가 자신은 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좋다고 했었는데.. 저도 동감합니다. 제가 본건 하늘은 아니였지만... 아침햇살이 참 좋았습니다. 아마도 미사 중에 제게 은총을 주시고자 주님께서 제 마음을 가다듬어 주셨는지도 모르지요.
오늘 미사 집전은 이재룡 신부님께서 하셨습니다. 방학 중 큰 병을 앓으셔서 아픈 기색이 완연하신대도 불구하고... 신부님께서 정성스레 미사를 바치셨습니다.
강론시간... 신부님의 강론을 듣는 순간 눈물이 울컥 나올뻔 했습니다. 지난 내 시간들의 반성과 힘들다고 투정부리던 어린애같던 모습... 그 가운데서 정말 내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신부님께선 말씀해주셨습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봅니다. 그분은 너무나 고통스럽게 매달려 계십니다. 그래서 언젠가 예수님께서 환희 웃고 계신 상본을 보며 그것이 어쩌면 더 예수님께 어울린다고 생각하기도 했었지요.
헌데 신부님께선 예수님의 웃는 모습속에서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과연 예수님의 삶이 그런 웃음으로 가득한 삶이였냐... 는 것이였지요. 예수님께서는 고통과 일그러진 삶을 사셨습니다.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삶... 이타적인 삶을 말입니다. 자신의 문제보다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짊어지시고 십자가를 매고 가셨습니다.
순간 망치로 머리를 한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과연 예수를 따르겠다고 신학교에 들어온 나는 어떠했는가.... 신학생이라고 우쭐대며 더 많은 은총과 사랑을 주님께 바라며 조금이라도 힘이 들면 주저앉아 투정을 부리진 않았었는지... 늘 부어주시는 사랑에도 불구하고 구멍난 항아리처럼 흘려버려 전혀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분께서 모든걸 이뤄주시길 바라진 않았는지....
그랬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남들이 당신을 뭐라하던 간에 자신의 사명을 묵묵히 행하셨습니다. 그 삶이 고통으로 얼룩진 질곡의 삶이라 할지라도 말이지요. 제자들은 졸음을 참지 못해 쓰러져 자고 있는 동안에도 예수께서는 피땀을 흘리며 기도하셨지요.
난 그걸 몰랐던 겁니다. 그저 좋은 것만... 행복한 것만을 바래왔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고통을 당하면서도 기꺼이 그것을 받아들였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내 안에 모시지 못했던거 같습니다.
예수를 따르는 삶... 그건 다른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자신이 아닌 모든 이를 위한 삶... 그것이 고통일지라도 기꺼이 인내하고 받아들이는 순종... 그리고 그 길은 주님께서 함께 걸어가신다는 것....
그래서 나에게 중요한 것은 사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분과 함께 평생을 걸어갈수 있느냐... 의 문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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