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파견받아 떠나는 길에서(프란치스코 기념일) | |||
---|---|---|---|---|
이전글 | 참 평화를 찾아서... | |||
다음글 | 스승의 말씀..(10/5) | |||
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1-10-04 | 조회수1,715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2001, 10, 4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복음 묵상
루가 10,1-12 (일흔 [두] 제자들을 파견하시다)
그 후 주님은 다른 제자 일흔 [두] 명을 지명하여, 당신 친히 찾아가실 여러 도시와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둘씩 보내시며 그들을 향하여 말씀하셨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추수 주인에게 청하여 그의 추수(밭)에 일꾼들을 보내라고 하시오.
여러분은 떠나가시오. 이제 내가 여러분을 보내는 것은 마치 어린양들을 이리들 가운데 보내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은 돈주머니도 자루도 신도 가지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시오.
어느 집에 들어가거든 우선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시오. 거기에 평화의 아들이 있으면 여러분의 평화가 그에게 내리겠고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에게 되돌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그 집에 머무르면서 그들의 음식을 먹고 마시시오. 일꾼은 제 품삯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시오. 어떤 도시에 들어가든지 사람들이 여러분을 받아들이거든 여러분에게 차려 주는 음식을 먹고 거기 있는 쇠약한 이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다가왔습니다' 하고 그들에게 말하시오.
그리고 어떤 도시에 들어가든지 사람들이 여러분을 받아들이지 않거든 그 길거리에 나가 말하기를 '당신들 도시에서 우리 발에 묻은 먼지를 당신들한테 털어 놓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는 것만은 알아야 합니다' 하시오. 여러분에게 말하거니와, 그 날에 소돔이 그 도시보다 수월한 것입니다."
<묵상>
연휴 후유증(?) 때문인지 오늘 하루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오늘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사제가 되어 첫 번째로 파견받은 이곳 미아3동을 떠나야 할 때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다음 소임이 '본당 사목'이 아니라 '낯선 땅에서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사제로서 제대로 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순간 순간 지치고 넘어지며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제 자신이 때때로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늘 주님의 말씀, 저를 다시 일으켜주시는 말씀입니다. 예전에 이 복음을 묵상한 후에 올렸던 묵상글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흐뜨러진 몸과 마음을 다시 추스리며, 매일 매일의 삶에 새롭게 정념하겠노라고 작은 다짐을 해 봅니다. 예전에 올렸던 묵상글 다시 나누고 싶어서 올립니다.
파견받아 떠나는 길에서
나를 보내시는 주님!
언제 어디서나 당신의 부르심을 떠올리며 만나는 이들에게 기쁨과 희망, 평화와 정의을 나누는 당신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이 길에서 힘들고 외로울 때 당신께서 짝지워 준 믿음의 벗들을 바라보며 새로운 마음으로 힘차게 또 한 걸음을 내딛게 하소서.
당신을 전하기 위해 당신보다 한발 앞서 떠나는 이 길에서 나의 뜻이 아니라 당신의 뜻에 따라 기쁘게 머물고 미련없이 떠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질 거룩하고 소중한 이 길에서 나의 재능과 나의 생각에 짓눌려 넘어지고 쓰러져 행여 이 길을 더 이상 걷지 못할까 두렵사오니 하찮은 나의 것들 훌훌 털어버리고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쉼없이 달려갈 수 있도록 당신과 이 길에서 만나는 이들에 대한 굳센 믿음을 주소서.
파견받아 떠나는 이 길에서 당신의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할 것은 당신의 사랑, 당신의 희망, 당신의 믿음, 당신의 평화, 당신의 기쁨이기에 행여 나의 것을 거저 주는 양 착각하여 나눔에 인색하지 않도록 넓은 마음을 주소서.
언제나 당신으로 나를 채워 슬픔과 절망으로 목마른 이에게 기쁨과 희망을 퍼나르는 마르지 않는 샘이 되게 하소서.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