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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얼굴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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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1-10-04 조회수1,924 추천수7 반대(0) 신고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말씀(느헤 8,1-12; 루가 10,1-12)

 

루가복음은 제자들을 핵심 열두 제자들과 일반 제자들로 좀더 세분해서 구분하고 있다. (6,12-18참조) 이유는 열두 제자의 권위를 일반적인 제자보다 좀더 부각시키고 싶기 때문인 것 같다.  즉 열두 제자의 파견은(9장) 귀신을 제어하고 질병을 고치는 능력과 권능을 주셨으나 일흔제자 파견에는 특별한 언급이 없다. 또한 열두 제자의 파견은 지역을 한정짓지 않는데 비해, 일흔 제자의 파견은 ’주께서 앞으로 찾아가실 마을과 고장’(새번역-’당신에 앞서’)으로 한정지어져 있다. 그러니까 우스운 소리로 열두 제자는 전국구, 일반제자는 지역구같은 이미지가 들어있는 것이다. 마치 나중에 총재(주님)가 지원유세를 해주어야 되는 지방의원들(일흔 제자)처럼 말이다.  

 

어떻든, 열두 제자들은 루가의 또 다른 작품인 사도행전에 가서야 비로소 사도라는 명칭이 자연스럽게 붙어다니게 된다.  즉 사도는 예수를 <목격>했던 사람들 중에서도 <부활하신> 주님께로부터 <부활의 증인>으로 불리움을 받은 제자여야 하는 것이다. 이런 요건의 사람들이 루가복음사가가 특별히 강조하는 ’사도’의 의미다.  

 

주님의 권능과 능력을 받아 파견된 열두 사도, 그의 대를 잇는 주교들. 그리고 일흔제자들처럼, 주교가 찾아갈 모든 고을과 마을에서 주교의 일을 대리하시는 신부님들. 이렇게 현대의 교계제도를 루가의 제자관으로 설명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그런데 오늘 주의해서 보고 싶은 구절이 있다. 1절의 ’당신에 앞서’ 는 원문을 그대로 직역하면 ’당신 얼굴에 앞서’이다.  그러니까 이분들은 ’주님의 얼굴’을 미리 보여주는 사람들이라는 뜻이 숨어있는 것 같다.  마치 업소의 분위기나 수준, 특징을 알려주는 ’얼굴마담들’처럼...(표현이 좀 ^^*)

성공적인 전교는 ’주님의 얼굴’(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은 예수’여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작은 예수’의 모습을 보이는 것인가? 본문에서는 이분들을 추수해야할 ’일꾼’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일꾼은 절대로 권위적일 수 없다.  세상은 ’이리 떼’와 같고 제자들은 ’어린 양’과 같다는 것은 안이한 자세로 살아가서는 안됨을 알려준다. 종신까지 보장된 직업인처럼 살아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가. 요즘 인기 직업으로 성직자가 떠오르는 것은 그동안 성직자들이 잘못 살았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또한 돈도 자루도 신도 가지지 말라하심은 물질적인 집착에서 자유로와야 함을 말한다.  소유를 줄이기는커녕 브렌드를 좋아하는 분들은 왜 그리 많아졌는지 그래야 세련된  사람인 것으로 생각하는 세태는 일반인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길에서 인사를 할 여유도 가지지 말라는 것도 직분 이외에는 시간 낭비하지 말아야한다는 즉 그만큼 근면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함이다.

 

어느 곳을 가든지 평화를 나누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물론이고, 제 품삯을 받을 자격은 있으나 환대나 호화로운 음식 대접을 찾아다니지 말라는 충고와 함께 병든 이들을 고쳐주며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라고 말하고 있다.  성직자들의 주위에 자신들을 환대해주고 호화로운 음식을 대접해 줄 사람들이 많은가, 아니면 병약하고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이 많은가를 손꼽아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직분을 다했다면 사람들이 받아들이든지 않든지, 인정을 받든지 못받든지의 판단(심판)은 하느님께 맡기라는 말씀이다.  만일 ’걸어다니는 교회’이신 성직자들이 이렇게만 산다면 그들(’예수님의 얼굴’)을 보고 사람들은 그분들을 따라 살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길 것이고 전교는 저절로 될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힘든 생활을 요구하는가’ 아무도 타인에게 그렇게 살라고 요구할 권리가 없다. 그러나 그렇게 살려고 스스로 성직자, 수도자가 된 것이 아닌가 반문할 수는 있다.  오늘은 그렇게 살아간 또 다른 작은 예수 프란치스코 성인의 기념일이다.  그런 성직자를 보고싶어하는 신자들의 욕구는 최근의 시노두스 설문조사의 결과에 그대로 나타나있다.

 

"그리스도는.... 사제의 인격 안에 현존하신다"(가톨릭 교리서Ⅱ1088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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