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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춘섭 쪽지 캡슐 작성일2001-10-24 조회수1,870 추천수16 반대(0) 신고

루가 12,39-48

<많이 받은 사람은 많은 것을 돌려주어야 한다.>

 

오늘은 몸도 마음도 왠지 슬펐습니다.

그래서 운동복을 갈아입고 물 한 통을 들고 보라매공원으로 향하였습니다.

온갖 시름과 근심으로 운동장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걷기를 시작했는데 제 앞에 아마도 풍을 맞아 손과 다리가 조금 마비된 40대 말쯤 보이는 아저씨가 정말이지 재활을 희망하며 굳건히 걷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 손에는 손수건을 들고 흐르는 땀을 정성껏 훔치며 열심히 걷고 계셨습니다.

 

저는 겸허하게  그분의 뒤를 걸으며(저는 달리고 싶었으나), 그분이 걷기를 끝낼 때까지 그분을 뒤따르며 제 삶을 묵상하였답니다. -"복에 겨운 놈이 지랄 떨고 있군"

 

어제 저희 집에 예쁜 강아지 3마리가 들어 왔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잔디밭에서  강아지를 안아 주고 장난치며 놀고있었습니다.

참 평화스런 모습이었습니다.

 

운동을 마치고 저는 수도원으로 들어 가려하는 데 아이들이 강아지들과 노닐고 있기에

아이들과 함께 하려고 잠시 같이 있어 주었습니다.

 

그때 강아지와 함께 놀고 있던 정룡이가 "신부님 강아지에게는 세례를 안 주나요?"하면서 자기가 강아지에게 안수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쁜 강아지, 얼굴에 죽은 깨가 많아 깨돌이라 불리는 착한 정룡이와 함께 있으면서 저는 참 행복했습니다.

 

세상에는 저를 포함해서 참으로 쓸데없는  고민과 걱정에 휩싸여 사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많은 일속에서 수행하여야 할 일과 많은 대인관계 속에서 불신의 늪을 헤쳐가며, 서로 비교하고 자로 재고 기준치에 못 미치면 과감하고 냉혹하기 그지없는 제재 속에서 살벌하게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일 것 같습니다.

 

이런 세상 속에서

더 많이 받은 사람은 더 내놓고 덜 받은 사람을 이해 해주고

덜 받은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고 받은 만큼의 있는 모습 그대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서로가 행복할 수 있고 서로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을 인정해 줄 수 있는 경지. 그것이 바로 신앙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인생을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겸허히 장애인이  자신과의 싸움을  바라보고 묵묵히 뒤따르며 회고하는 나의 모습과, 강아지에도 세례를 베풀고자 하는 아름다운 정룡이의 마음을 되새기며 나의 몫을 조금만 더 내놓고, 모든 것을 사랑의 마음으로, 그리고  많은 것을 이해해 보려고 한다면 세상에 아름답지 않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나의 몫을 내놓는 다는 것이 별것 인가?

한번 웃음 지어 주는 것, 한 번 안아 주는 것, 한 번 미안하다고 하는 것, 한 번 고개  숙이면 되는 것, 그리고 한 번 나의 재능을 나누면 되는 것을......

 

뭐 그래 대수라고 그리 뻣뻣한지......

머리 한번 숙이고, 인정 한 번 해주고, 손 한 번 내놓으면...... 그리고 한 번 이해해 줄 수 있다면 나도 행복할 수 있고 너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우리 자기 잘났다고 잘 난 체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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