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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비정한 어머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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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1-11-21 조회수1,945 추천수3 반대(0) 신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말씀(2마카 7, 1.20-31; 루가 19,11-28)

 

일곱 명의 아들이 모두 처형되는 것을 보고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신앙을 견지하며 더욱 ’남성적인 용기’로 하느님의 율법을 지키는 비정한(?) 어머니의 일화가 소개된다.

 

한국 순교성인들의 행적 속에도 이런 영웅적인 신앙인들의 이야기를 숱하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미숙한 신앙인인 나는 가끔 신앙이란 것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비정한 어머니 아버지를 만들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솔직히 많다.

 

이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생명의 주인은 오로지 하느님 한 분이며 자신에게 준 모든 것들의 주인도 역시 하느님 한 분’ 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분이 준 모든 것은 다시 그분이 가져갈 권리가 있으며 그 시기와 방법도 그분의 자율권에 맡긴다는 생각인 것이다.

 

독서의 일곱 아들들과 어머니가 순교한 기원전 2세기에는 아직도 사후의 세계에 대해 종교 지도자들조차도 명확한 비젼을 가지고 있지 못하던 시기였었기에 신앙 때문에 현세의 목숨을 버리는 사람들이 사후에 어떻게 될는지 누구도 자신있게 제시해주지 못했었다.

 

예수께서는 오늘 복음의 비유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명확하게 들려주신다.

한 귀족이 왕위를 받아 오려고 먼 길을 떠나며 종들을 불러 금화 한 개씩을 나누어준다. 한 귀족은 예수님이고 왕위는 심판자(=구원자)로서의 지위다.  왕위를 얻기 위해 떠날 ’먼길’이란 이 비유를 설명하고 계시던 장소인 ’예루살렘 가까이’와 관련이 있다. 즉 예루살렘에서 곧 일어날 당신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이다.  그 사건으로 말미암아 예수는 그리스도가 되고 우리의 구원과 심판을 주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구원과 심판을 주관할 하느님의 나라가 당장에 올 줄 알고 있었는데 예수님은 이에 대해 ’먼 길’이라고 비유하심으로써 당장에 심판날이 임박한 것은 아님을 밝혀주신다.

 

심판날이 지연된 것은 어쩌면 종들에게 나누어준 보화들을 제대로 사용하여 유익한 결실을 내도록 기회를 주고 있는 것임을 비유는 가르쳐주고 있다. 사후의 심판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똑같이 부여된 :루가복음> 하루 24시간의 보화를 어떻게 사용하느냐, 또한 똑같이 부여된 한 목숨을 무엇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느냐가 중요함을 알려주시는 비유인 것이다.

그래서 매일 매일의 심판이 실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비정한 어머니 아버지일지 모르지만 마지막 날을 염두에 둔 신앙인의 견지에선 그의 목숨과 그의 전 생애는 하느님 이외의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과 자식들이 심판자인 하느님 앞에서 떳떳할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부활과 심판을 믿지 못한다면 얼마나 어리석고 비참한 죽음인가?  그분의 나라에서 새로 태어날 수 있다는 믿음, 더 좋은 목숨을 선사받으리라는 확고한 믿음 때문에 그들은 영웅적인 순교의 길을 택하고 후손들에게도 권고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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