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시므온처럼 살게 하소서(12/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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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1-12-29 | 조회수1,895 | 추천수20 | 반대(0) 신고 |
고해성사를 주다보면 참으로 갑갑할 때가 있다. 많은 할머니들, 어머니들 중에서 자식의 냉담 때문에 가슴아파하며 자신의 죄인양 대신 죄를 고백하는 경우가 그렇다. 자식이 냉담하는 것이 자신의 죄인양 그토록 가슴아파하고 주님께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심정 때문에 가슴이 아프고 또 자신의 죄보다는 여전히 자식의 죄 때문에 아파하며 자신의 실존을 못살고 있는 듯이 보이는 우리네 어른들의 살아온 여정이 가슴 아프다.
그런데 이러한 가슴아픈 고백에는 우리가 바라는 그것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지 않음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 우리는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있을 때 그것이 가능한 한 빨리 현실화 되기를 염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하느님의 구원의 손길은 때가 되어야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때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때, 그 때에야 비로소 우리가 바라는 뜻이 성취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바램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그 때가 되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믿고 끝없이 기도하는 것 뿐이다.
하루 이틀 해보고 아니다 여기고 그만 두면 안된다. 시므온은 평생을 메시아 보기를 기다려 왔다. 죽기 전에 그 소원이 이루어지리라 굳게 믿었다. 그 믿음이 있었기에 그는 자신의 바램이 성취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그래서 이제서야 편안히 눈감을 수 있게 되었다고 노래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시므온과 같은 자세가 필요하다. 세계평화가 아무리 요원하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 평화가 주님께서 원하시는 때가 되면 이루어지리라는 희망과 믿음을 놓쳐서는 안된다. 내 자식이 회개하지 않고 냉담을 풀지 않는다고 하소연만 할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원하시는 때가 되면 반드시 당신께로 돌아오게 하시리라는 희망과 믿음을 놓쳐서는 안된다.
무엇인가가 우리가 바라는 대로 빨리 이루어지지 않을 때 너무 조급해 말자. 수천년을 기다려온 메시아가 아닌가? 우리 때에 좋은 것을 다 볼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지도 말자. 하느님의 때, 그 때가 되면 우리의 작은 바램들과 호소들이 뭉치고 모여서 큰 결실을 이루게 된다는 것을 잃지 말자. 우리의 기도와 바램이 절대로 헛되지 않음은 우리의 작은 기도와 바램이 영글고 영글어 하느님의 때를 불러 오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느님의 때는 하느님께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노력과 수고에도 달려 있는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이 진정 하느님 나라와 아름다운 세상 건설이라면 아무리 세상이 악하고 험하다 하더라도 그분의 나라와 그 세상이 이루어지리라는 희망과 믿음을 절대로 잃어버려서는 안된다.
시므온이 평생을 인내심 있게 기다려 온 것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 하지 않는가! 우리도 그렇게 인내롭게 희망과 믿음을 잃지 말고 기도하고 소망하자. 그래서 우리도 때가 되면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고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이 세상을 떠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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