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신은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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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인옥 | 작성일2002-01-04 | 조회수2,075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주님 공현 전 금요일 말씀(요한 1,35-42)
어제, 세례자 요한의 사명은 사람들의 시선을 예수께로 향하도록 안내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오늘 셋째 날, 세례자 요한은 자신의 사명의 첫 결실을 본다. 즉 먼저 자신의 제자 두 사람을 예수에게 안내한 것이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 양이시다!" 요한은 제자들에게 예수가 누구신지 가르쳐줌으로써 그분을 따를 것을 암묵적으로 지시한다. 요한의 말을 듣고 두 제자는 즉시 예수를 따라갔다. 요한의 증언이 성공적으로 첫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당신들은 무엇을 찾고 있소?" 예수께서는 따라오는 그들을 향해 물으신다. 이 말씀은 일생을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매일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무언가 찾아 돌아다니고 있는 바로 우리에게 ’당신들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이냐’고 질문하시는 것이다.
"랍비, 어디 머물고 계십니까?" 랍비(스승)라고 부르며 그분이 사는 곳이 어딘지 보고 싶다는 것은 좀 더 그분에 대해 자세히 알고싶고 배우고싶다는 말이다. 그래서 스승 요한의 말이 사실인지 눈으로 확인 해보고싶다는 말이기도 하다. 적극적인 배움의 자세다.
"와서 보시오" 그들의 알고자 하는 욕구를 흔쾌히 받아들이시며 당신께로 초대하신다. 인간의 목표가 무엇인지,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찾고 알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시는 초대의 말씀이다.
그들은 그분이 머물러 계시는 곳을 보고 그분과 함께 지냈다. "때는 대략 오후 네시쯤이었다." (원문에는 "제10시"이다.) "10"이라는 숫자가 ’완전’이나 ’성취’를 뜻하기 때문에 성취의 때를 상징한다고도 하고, 예수와 함께 머물면서 그분을 알아보기에 충분하고 완전한 시간이 되었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러니까 ’와서 보라’는 초대는 그저 사는 곳과 사는 방식을 한번 보고 눈으로 확인하라는 초대가 아니라 그분과 함께 충분한 시간을 머물러보고 체험해보라는 초대인 것이다. 이 ’보라’는 초대는 복음서 끝에서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복되다’는 초대로 바뀐다. 즉 눈으로가 아닌, 믿음으로 알게 되는 경지에로 초대하는 것이다.
예수가 누구신지,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저 누군가의 말을 듣고 교회에 나와서 몇 개월 교리를 배움으로써 알 수 있는 분이 아니라는 말씀이다.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을 배우고 그분과 머물러 기도하며 그분과 함께 생활함으로써 체험을 통해 믿게되고 알게되는 분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두 제자 중 한 사람은 안드레아였고, 다른 하나는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사람들은 아마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요한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어떻든, 안드레아는 자기 형 시몬에게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네" 하고 말한다. 그렇게 그분이 ’메시아’임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같이 대화하고 함께 머물렀던 것이다.
안드레아는 시몬을 예수께 데리고 갔다. 세례자 요한이 그들을 예수께 데리고 갔던 것처럼... 먼저 그분을 알아본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들을 그분께 데리고 가야할 사명이 있다는 것이다. 구원은 자신에게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이다.
예수께서 시몬을 눈여겨보시며 말씀하신다. "당신은 게파라고 불릴 것입니다." 게파는 바위이다. 이름을 붙여주시는 것은 그에 대한 주권이 이제부터 당신에게 있음을 알리며, 그에게 새로운 사명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첫 제자들이 형성되었다.
"당신들은 무엇을 찾고 있소?" ’사람이 세상에 왜 나왔는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지’ 요한복음에서의 예수의 첫 말씀은 바로 이런 실존적인 질문이다. 일상에 쫓기고 떠밀려가며 사는 와중에서 한 순간 숨을 돌리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과 궁극적 목표에 대한 확실한 방향 설정이 필요한 새해 벽두이다.
가다가 한번씩 쉬어가며 점검하지 않는다면 자신도 모르게 허상을 쫓아 살아가며 삶을 허비하게 된다는 경고로 알아듣는다. 신앙인으로서 먼저 우리의 삶의 목적지는 주님이시라는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삶을 반듯하게 꾸려나갈 때, 우리의 말을 듣고, 우리의 삶을 본 가까운 사람들이 하나씩 둘씩 예수를 찾게 되지 않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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