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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2-01-05 조회수1,772 추천수9 반대(0) 신고

주님 공현 전 토요일 말씀(요한 1,43-51)

 

요한복음에서의 넷째 날이다. 예수께서는 오늘 필립보를 만나시고 그를 제자로 부르신다. "나를 따르시오"

 

필립보는 나타나엘을 찾아가 말한다.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였고 또 예언자들이 기록한 바 있는 그분을 우리는 만났습니다." 요한의 두 제자가 예수에게서 발견한 그분의 정체를 필립보도 보았다는 것이며, 경전 속에 있던 인물을 실존으로 만났음에 감격해 하는 말이다.

 

"그분은 요셉의 아들로서 나자렛 출신 예수입니다." 경전과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고 뒷 끝을 흐리는 말투가 아니었을까? 모세의 율법과 예언자들의 기록에는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나타나엘은 그 방면의 전문가로서 그의 해박한 지식에 한번 자문을 구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무화과 나무 아래 앉다"(48절)는 랍비들의 은유적인 표현으로써, 나타나엘은 율법학자였다.)

 

아니나 다를까... 나타나엘은 대뜸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수가 있겠습니까?"

"와서 보시오" 예수께서 요한의 두 제자에게 하셨던 초대이나 필립보에 있어선 약간의 의혹을 가지고 있는 권유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우리는 누군가를 믿음으로 안내하는 것은 먼저 자신이 확고히 알고 믿어야 가능한 것이 아니라, 그를 마침내 믿게 하는 분은 어디까지나 주님이시라는 가르침이다.  

 

"보라,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그에게는 속임수가 없구나" 예수께서 나타나엘을 보고 하신 첫 말씀이다. 요한복음에서 ’유대인’은 예수님을 반대하는 적대적 이미지로,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약속과 선택을 받은 백성이라는 영예로운 칭호로 쓰인다.(1,31)  ’참된 이스라엘 사람’, 그는 비록 의혹을 가지고 예수께 왔으나 그럼에도 ’거짓이 없는 사람’이라는 엄청난 칭찬을 듣고 있다. 하느님께 원망하고 대들었던 욥, 그러나 그도 거짓이 없다고 야훼께 칭찬을 받았었다. 하느님의 약속과 선택을 받는 사람은 일점의 의심도 없는 사람이 아니라 그럼에도 그분께 다가서는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어떻게 저를 알고 계십니까?" 예수께서는 그를 알고 계셨다. "필립보가 당신을 부르기 전에 당신이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내가 보았습니다." 그의 신분은 물론 그가 간절히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속내까지도....

 

"랍비, 랍비는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 존경할만한 스승에서, 하느님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사람(여기서의 ’하느님의 아들’의 의미)으로, 이스라엘을 재건할 메시아라고 차츰 단계를 높여가는 고백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 고백은 완전치 않다. 주님이 보여주실 무엇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당신을 내가 보았다고 말하였기 때문에 당신은 믿습니까? 당신은 이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입니다."

 

"진실히 진실히 당신들에게 이릅니다. 당신들은 하늘이 열려 있고 또 하느님의 천사들이 인자 위를 올라가고 내려오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보다 더 큰 Vision 은 없다. 그 옛날 야곱은 꿈에서 하늘과 땅을 잇는 사다리를 보았다. 그런데 꿈이 아닌 생시에 하늘이 열리고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을 약속하시는 저 분은 누구신가?

 

그렇다. 그분은 하늘과 땅을 잇는 사다리요 길이요 문이시다. 그분은 죄악으로 막혀있는 하늘과 땅을 뚫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오신 분이며 그 일을 완수하고 다시 위로 올라가실 분이시다. 그분은 성경에서나 볼 수 있는 분이 아니며, 꿈에서나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며, 저 천상에나 계신 분이 아니시다. 그분은 ’사람의 아들’로 우리 곁으로 다가와 우리 손을 잡고 더 큰 것을, 좀 더 큰 것을 보여주시며 마침내 하늘을 열고 거룩한 주님의 품으로 우리를 데리고 올라가실 바로 그 주님이신 것이다.

 

작고 가냘픈 믿음으로 당신께 다가가는 사람들에게 더 큰 약속을 주시고 더 큰 믿음을 주시고 더 큰 사람으로 성장시켜 주시는 주님! 시시때때로 저희들을 작게 만들고 오그라뜨리는 의혹과 유혹들 속에서도 더욱 가까이 주님께 다가감으로써, 마침내 주님이 보여주시고자 하는 최고의 Vision, 그 천상세계를 볼 수 있는 영광을 주시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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