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제자의 죽음앞에서..(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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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우진 | 작성일2002-01-06 | 조회수2,017 | 추천수26 | 반대(0) 신고 |
몇 일동안 이 공간에 와보지 못했다.
나의 게으름도 있겠으나 과거에 나와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했던 제자(25살)의 죽음이 나에게 너무도 큰 충격이었기에, 그의 죽음 앞에서 난 조금은 인생의 좌절과 허무함을 맛보았기에, 그랬지는 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그 친구의 모습이 생생하다. 우리 나라에서 발생하는 흔한 교통사고도 아니었고 단지 계단에서 굴렀을 뿐인데 병원에 입원한지 1주일이 안되어서 자신의 생을 마감했던 것이다. 결혼한지 1달 밖에 안된 신부를 남겨두고 말이다.
그 친구의 죽음 앞에서 난 그저 그 제자를 아는 사람들과 함께 소주를 나누며 밤세워 그 친구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전부였다. 너무도 허탈한 마음으로 말이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 남아 있는 것은 그 제자가 나에게 남겨준 선물이었다. 그것은 바로
"신부님, 다음은 신부님이예요. 잘 준비하세요."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들을 당신에게 선물로 드립니다. 그분들과 나의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세요." 실로 그 제자의 죽음으로 인해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많은 제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것이 그 제자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겨준 선물이었다고 나는 정말 믿고 싶다.
예수님의 죽음 앞에 제자들이 맞이했던 상황이 이와같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분의 죽음으로 인해 슬퍼하고 좌절하고, 그리고는 그 죽음이 자신들에게 던져주는 의미를 발견하고서는 "하늘 나라가 다가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시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제자가 나에게 던져준 선물로 질문들이 오늘은 무척이나 나의 가슴 깊숙한 곳을 저며들어온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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