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예수의 제자들이여, 뭉치자!(돈더스 신부님의 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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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2-01-27 | 조회수1,955 | 추천수14 | 반대(0) 신고 |
2002, 1, 27 연중 제3주일 (사회 복지 주일)
마태오 4,12-23 (갈릴래아 전도 시작, 네 어부를 제자로 삼으시다. 전도 여행)
예수께서는 요한이 잡혔다는 말을 듣고 갈릴래아로 물러가셨다. 그러나 나자렛을 떠나 즈불룬과 납달리 지역에 있는 호숫가 가파르나움으로 가서 사셨다. 그리하여 이사야 예언자를 시켜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즈불룬 땅과 납달리 땅 호수로 가는 길 요르단강 건너편 이방인들의 갈릴래아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죽음의 그늘진 땅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빛이 솟아올랐도다."
이 때부터 예수께서는 선포하시기 시작하여 "여러분은 회개하시오. 하늘나라가 다가왔습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거니시다가 보시니, 베드로라는 시몬과 그의 동기 안드레아 두 형제가 호수에 어망을 던지고 있었다. 사실 그들은 어부들이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내 뒤를 따르시오. 당신들을 사람 낚는 어부로 삼겠소"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그들은 즉시 그물을 버리고 그분을 따랐다. 그리고 그분은 거기서 더 가시다가 다른 두 형제, 곧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기 요한을 보셨는데 그들은 자기네 아버지 제베대오와 함께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다. 그분이 그들을 부르시니 그들은 즉시 배와 아버지를 남겨 두고 그분을 따랐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돌아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 (도는) 모든 질병과 모든 허약함을 고쳐 주셨다.
<묵상>
예수의 제자들이여, 뭉치자!
조셉 G. 돈더스
세례자 요한이 감옥에 갇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예수께서 제일 먼저 하신 일은 나자렛을 영영 떠나시는 것이었다. 예수께서는 가파르나움에 새 집, 새 본부를 선정하셨다. 예수께서 두 번째로 하신 일은 설교였다. 그분의 메시지는 간결하고도 분명했다. "모든 이가 회개해야 하니다. 회개하십시오. 하느님의 나라가 아주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설교는 미묘한 일이다. 설교는 허사로 끝나기도 한다. 설교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내가 지금 하는 말을 절감하여 왔다.
여러분은 거듭하여 설교할 수 있고, 청중은 거듭하여 들을 수 있지만, 설교한 바와 또 들은 바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문득 의심이 들 때가 생긴다. 나는 이런 사태가 자주 발생하지 말기를 내심 염려한다. 설교에는 어떤 요소가 반드시 보태져야 한다.
교황이 설교하고, 주교들이 설교하고, 사제들이 설교하고, 평신도들이 설교하고, 또 정치가들도 설교한다. 공원에서, 지하철역에서, 거리에서, 교회에서, 의회에서, 대학에서, 사람들이 설교하지만, 거기에 어떤 요소가 빠졌다면 설교를 했다고 말할 수 없다. 만일 청중이 힘을 합쳐서 조직적으로 설교자가 말한 불의에 대해, 부정 부패에 대해, 죄악에 대해 무엇인가를 하지 않는다면 그 설교는 헛되다.
오늘 복음에 따르면, 예수께서는 세 가지 일을 하셨다. 그분은 나자렛을 떠나셨고, 설교하셨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지 않기로 결심하셨다. 그분은 다른 이들과 함께 지내시기로, 다른 이들과 일치하기로 작정하셨다. 그분은 시몬을 부르셨고, 안드레아를 부르셨고, 야고보를 부르셨고, 요한을 부르셨으며, 그 밖에도 많은 사람들을 부르셨다. 오늘날에도 그분은 우리를, 여러분과 나를 부르신다.
이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단결은 흔한 일이고 논리에 맞는 행동이다. 여러분이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여러분은 으레 짝을 이루어 협동하고, 조직을 구성하여 단합한다. 바로 예수께서도 그렇게 하셨다.
이 세상에서 자신의 인생을 혼자만의 터전으로 만들 뻔한 유혹을 느끼신 분이 바로 예수였다. 그 유혹은 만만치 않았다. 악마는 예수를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그분의 귓가에 속삭였다. "스턴트 맨이 되어, 뭇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아래로 뛰어내려, 하느님을 아버지로 둔 당신의 힘을 발휘해 보십시오. 천사들에게 명령하여 그들의 날개로 당신을 떠받들게 해 보십시오. 멋진 서커스 한 장면을 연출해 보이면, 당신의 이름이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이 세상과 인류를 변화시킬 생각일랑 그만두고 집에서 자신이나 위해 살라고 종용하는 또 한 번의 유혹을 이미 거절하셨듯이, 그 때에도 악마의 유혹을 거절하셨다.
예수의 친척들이 소문을 듣고서 예수를 나자렛으로 데려가려고 왔다. "너는 제정신이 아니로구나" 하고 그들은 말하였다. "너는 그런 짐을 질 수도 없으려니와 세상을 변화시킬 수도 없단다. 역사는 역사에게 맡겨 두고, 너는 우리와 함께 내려가자꾸나. 커피도 다 끓여 놓았단다."
그분은 굴복하지 않기로 작정하셨다. 그분은 친척들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작정하셨다. 그분은 나자렛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작정하셨다. 그분은 가파르나움에서 살기로 작정하셨다. 그분은 저녁이면 그들과 함께 어두컴컴한 방에 앉아 커피를 들면서 무엇이 잘못되었느니, 누가 잘못되었느니 불평하면서 잡담을 나누던 기억을 잊기로 작정하셨다.
그분은 친척들을 버렸고 그들의 헛된 충고를 물리치셨으며, 당신을 위한 삶을 살지 않을 방도를 모색하셨다. 그리하여 그분은 시몬과 안드레아를, 요한과 야고보를,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를, 여러분과 나를 선택하셨다.
이렇게 공동체가 구성되었고, 제자들은 나가서 설교하고 병을 고치고 귀신을 쫓아냈다.
여러분은 여기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보충 설명을 따로 할 필요가 없을 만큼 모든 것이 너무도 명백하다.
그분의 추종자들인 우리는, 그저 집에만 처박힌 채, 해가 지고 나면 어스레한 방에 앉아 쓸데없이 남의 험담, 불평, 비난을 늘어놓아서는 안 되겠다.
그분의 추종자들인 우리는, 자기만의 안전과 안락을 꾀하면서, 어린양이 흘리신 피를 깨끗이 씻어 내고, 말쑥한 손으로 겉보기에 정의로운 몽상의 탑을 쌓아서는 안 되겠다.
그분의 추종자들인 우리는, 그분과 힘을 합쳐야 하겠고, 나아가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추진력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서 우리 사회를 좀먹는 악마를 쫓아내야 하겠다. 우리는 그저 함께 기도하고 "알렐루야"와 "주님을 찬양하라"를 노래하라고 불리지 않았다. 우리가 살며 일하는 삶의 터전을 건강하게 지켜 나가라고 함께 불렸다.
만일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자신만을 위한 삶을 고집한다면, 우리가 오로지 기도만 하려고 든다면, 우리는 인류 역사에서 말라 죽은 나뭇가지로 남으리라. 그 말라 죽은 나뭇가지를, 예수 그분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실 때까지 짊어지셨다.
형제 자매들이여, 부디 자신만을 위해 살고자 하지 말고, 그저 비평만 하려고 들지 말라. 이는 너무도 안일한 태도다. 자, 한데 뭉쳐서 하느님의 새 세상을 만들려는 그분의 열망에 동참하자. 자, 힘을 합쳐서, 그분과 함께 하느님의 나라를 향하여 나아가자. 그리하면 하느님의 나라는 실제로 가까이에 있으리라. 아멘.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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