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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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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쪽지 캡슐 작성일2002-01-29 조회수1,948 추천수17 반대(0) 신고

연중 제3주간 화요일 (2002-01-29)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2사무 6,12ㄴ-15.17-19 복음 : 마르 3,31-35

 

 

[하느님 뜻]

그때에 예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밖에 와 서서 예수를 불러달라고 사람을 들여보냈다.

 

둘러앉았던 군중이 예수께 “선생님, 선생님의 어머님과 형제분들이 밖에서 찾으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시고 둘러앉은 사람들을 돌아보시며 말씀하셨다.

 

“바로 이 사람들이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다.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 곧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다.”

                                               (마르 3,31-35)

 

 

“한 주먹도 안 되는 재주로 사회생활하자니 힘들구먼. 선배도 후배도 없이 촐삭거리는 내 모습이 가끔은 너무 쪽팔린다.

 

‘너는 고대, 나는 연대, 우리 선배는 누구’…….’ 어쩌고 해대는 풍토에 맥이 빠진다.

 

그래서 요즘 모 대학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데 새삼스레 내가 참 여러 모로 무식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정말 내가 잘못 살고 있나? 잘 살아야 하는데 여전히 모자라고. 신학교 출신으로 사회생활 잘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난 진정 몰랐다.”

 

신학교 출신으로 중도에 그만두고 결혼하여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동창에게서 온 편지다.

 

공부도 결혼도 제법 잘했고 사업 수완도 있어 외국에 왔다갔다하며 탄탄하게 잘 나가고 있는 친구인데 출신이 변변치(?) 않아 힘들다는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다.

 

우리 사회를 좀먹고 병들게 한다는 혈연·지연·학연에 대한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취업·결혼·출세하는 데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세 가지 연’에 이제는 종교까지 가세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을 차별하여 자기들끼리 등급을 매기고 물건의 상표처럼 표시하는 이런 못된 습성은 언제나 사라질까.

 

예수께서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가족의 인연마저 끊어버려야 당신의 제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더 나아가 가족의 범위를 핏줄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모든 사람이라고 폭넓게 말씀하신다.

 

우리 신앙인만이라도 먼저 끼리끼리 문화를 끊어버려야 하지 않을까.

 

“여러분은 이 세상을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하여 새사람이 되십시오. 이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그분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를 분간하도록 하십시오.”(로마 12,’2)

                         김영욱 신부(인천교구 서운동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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