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런 바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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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02-19 | 조회수1,857 | 추천수16 | 반대(0) 신고 |
2월 20일 사순 제 1주간 수요일-루가 11장 19-32절
"예수께서는 <이 세대가 왜 이렇게도 악할까!> 하고 탄식하셨다."
<이런 바보>
한 모임에 참석했다가 뒷풀이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독한 소주에는 뱀장어다 삼겹살이다 여러 가지 좋은 안주들이 많겠지만, 제게 있어 가장 좋은 안주는 이런저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입니다.
당시 들었던 한 사연은 제게 참으로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몇 년 전 경제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었던 시절의 일입니다. 한 신용조합 대표이사로 계시던 형제님께서 경제사범으로 구속되셔서 꽤 중형을 언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분 수감생활의 원인은 다른 파렴치한 경제사범과는 질적으로 달랐습니다. 그분은 자신이 공금을 유용했다든지, 실수를 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당신의 수하에 있던 직원들의 과오로 큰 사건이 터졌었는데, 사건이 점점 확대되면서 여러 사람이 그 일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임소재를 확인해 나가는 과정에서 부하 직원들의 과실임이 명백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그 부하 직원들의 가정 상황은 딱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고민을 거듭하던 이 형제님은 한 가지 정말 "바보 같은" 결심을 하였습니다. "모든 것이 제 과실이었습니다. 책임은 제게 있습니다"고 말하며, 자기 혼자 모든 책임을 덮어쓰고 자진해서 교도소로 간 것입니다.
교도소 안에서의 삶은 또 얼마나 모범적이었는지 모릅니다. 교도관들이나 동료들로부터의 칭송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 형제님의 삶 앞에서 "정말 어떻게 이런 마음을 가진 바보가 다 있나? 기적이 따로 없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분의 삶 앞에서 참으로 큰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조금이라도 우리를 불편하게 하거나 성가시게 하는 이웃들의 요청 앞에 참으로 인색하기 그지없습니다. 결코 우리는 조금도 손해보는 짓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조금이라도 우리의 계획이나 시간표 이외의 일이 생길 때 불평불만을 거듭하고 짜증을 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있어 기적은 다 죽어가던 불치병 환자가 벌떡 일어나는 형식을 지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기꺼이 용서하는 것이 기적입니다.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도 <고통이야말로 인간조건의 심오한 현실이며, 고통이야말로 인간을 성장시켜줄 수 있는 원동력>임을 알기에 기쁘게 고통을 수용하는 것이 기적입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이웃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관대한 마음이 바로 기적입니다.
<이 어머니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실 분을 찾습니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20세 된 아들을 둔 한 어머니께서 발을 동동 구르시면서 제게 전화를 주셨습니다. 혈소판 헌혈해주실 분을 애타게 찾고 계십니다.
가능한 혈액형: A형 헌혈 가능하신 분: 만 18세 이상의 건강한 남자 연락처: 011-9816-5180(어머니), 011-9936-3068(양승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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