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프란치스코 아저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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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 작성일2002-02-20 | 조회수2,351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사순 제1주간 수요일 (2002-02-20)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요나 3,1-10 복음 : 루가 11,29-32
[ 프란치스코 아저씨 ]
그때에 군중이 계속 모여들자 예수께서는 “이 세대가 왜 이렇게도 악할까!” 하고 탄식하시며 말씀하셨다.
“이 세대가 기적을 구하지만 요나의 기적밖에는 따로 보여줄 것이 없다. 니느웨 사람들에게 요나의 사건이 기적이 된 것처럼 이 세대 사람들에게 사람의 아들도 기적의 표가 될 것이다.
심판날이 오면 남쪽 나라의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일어나 그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는 솔로몬의 지혜를 배우려고 땅 끝에서 왔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솔로몬보다 더 큰 사람이 있다. 심판날이 오면 니느웨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일어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은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했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요나보다 더 큰 사람이 있다.”
(루가 11,29-32)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성당에 나와 온갖 궂은일을 찾아서 하는 형제님이 있다. 도대체 직업이 무엇이길래 저리 시간이 많은 걸까 궁금했다.
그날도 그분은 혼자서 성당 주변의 잡초를 뽑고 계시기에 곁에서 일을 거들며 말을 붙였다.
그분은 지금은 조그마한 자영업을 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는 모두가 알아주는 이른바 조직 폭력배였단다.
교통사고로 몇 달을 식물인간처럼 산소 마스크에 의존해 지내다가 깨어났는데 마침 옆 침대에 병자 방문을 온 수녀님을 보았단다.
그 수녀님을 본 순간 그는 자기도 모르게 수녀님에게 “수녀님, 저는 나쁜 놈입니다.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실 수 있습니까?” 하고 기도를 청했다 한다.
그날 그는 어른이 되어 처음으로 눈물이라는 것을 흘려 보았고, 자신도 울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신기했단다.
퇴원한 후에 그는 성당을 다니게 되었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후부터 시간이 있을 때마다 성당에 나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지난날 자신의 삶을 보속하고, 밤이면 자기처럼 젊은 시절을 방황하는 불량 청소년들을 찾아다니며 선도하고 있다.
식구들도 모두 세례를 받았고, 형제와 일가 친척들을 모두 입교시켰다.
지금은 성당에서 그저 착한 프란치스코 아저씨로 불리는 그분은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요나의 기적을 이루신 분이다.
우리의 삶에는 반드시 고통이라는 그림자가 따라다니는데, 그것은 마치 요나가 체험한 어둡고 칙칙한 고래 뱃속 같다.
우리는 누구나 예외 없이 요나의 체험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고통을 체험한다고 해서 누구나 요나의 기적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고통을 은총으로 바꾸어 용기있게 복음을 살고 선포하는 신앙인만이 요나의 기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곽명호 신부(대전교구 신탄진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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