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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리아와 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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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쪽지 캡슐 작성일2002-03-25 조회수1,899 추천수10 반대(0) 신고

성주간 월요일 (2002-03-25)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이사 42,1-7 복음 : 요한 12,1-11  

 

  

[마리아와 유다]

 

예수께서는 과월절을 엿새 앞두고 베다니아로 가셨는데 그 곳은 예수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신 라자로가 사는 고장이었다.

 

거기에서는 예수를 영접하는 만찬회가 베풀어졌는데 라자로는 손님들 사이에 끼여 예수와 함께 식탁에 앉아 있었고 마르타는 시중을 들고 있었다.

 

그때 마리아가 매우 값진 순 나르드 향유 한 근을 가지고 와서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 발을 닦아드렸다.

 

그러자 온 집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찼다. 예수의 제자로서 장차 예수를 배반할 가리옷 사람 유다가

 

“이 향유를 팔았더라면 삼백 데나리온은 받았을 것이고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수 있었을 터인데 이게 무슨 짓인가?” 하고 투덜거렸다.

 

유다는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가 도둑이어서 이런 말을 한 것이다. 그는 돈주머니를 맡아가지고 거기 들어 있는 것을 늘 꺼내 쓰곤 하였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내 장례일을 위하여 하는 일이니 이 여자 일에 참견하지 말라.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지만 나는 언제나 함께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예수가 베다니아에 계시다는 말을 듣고 많은 유다인들이 떼를 지어 몰려들었다. 그들은 예수뿐만 아니라 예수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신 라자로도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것을 본 대사제들은 라자로도 죽이기로 작정하였다. 라자로 때문에 수많은 유다인들이 자기들을 버리고 예수를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요한 12,1-11)

 

 

   

한때 통일에 대한 꿈을 일주일 동안 계속 꾼 후 엉뚱한 결심을 한 적이 있었다. 통일이 될 때까지, 아니 내가 통일을 위해 무언가 하기까지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겠다는. 그래서 일년이 넘도록 머리를 기르고 다닌 적이 있었다.

 

본래 머리숱도 많지 않은데다가 산발을 하고 다니는 내가 보기 딱했던지 어느 신자분이 샴푸를 사다 주셨다.

 

그전까지 환경을 생각한답시고 빨랫비누로 머리를 감아 좀 더러워 보였나 보다. 하여튼 덕분에 내 머리는 호강을 하게 된 셈이었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을 시원하게 씻어내지 못한 나 자신이 몹시 부끄러웠다.

 

마리아와 유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마리아는 자신이 불경한 죄인이라는 생각뿐이다. 그러나 유다는 혼란스럽다.

 

마리아의 행위를 금전적으로 이해한다. 짐짓 가난한 사람들을 들먹이지만 그것은 본심이 아니다. 예수님의 발을 타고 땅으로 흘러내리는 돈이 아까운 것이다.

 

사실, 오늘 마리아가 보여준 정성은 대단한 것이다. 향유도 그렇지만 진실로 자신의 죄에 대한 참회는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참된 정성인 것이다.

 

그 정성이 그녀의 회개를 주님께 전하게 한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일상의 죄와 타성에 젖은 삶을 반성하고 내적으로 외적으로 정성을 다해 생각을 바꿀 때 하늘도 우리를 향해 몸을 돌리신다.

 

                      윤영길 신부(광주대교구 곡성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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