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8부 내 수요일

루가 24, 13-35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을 치른 후 저녁에 바람을 쐬러 대문밖에 나왔는데 저쪽에서 아버지께서 걸어오시는 것이었다.

순간적으로 돌아가셨다는 생각보다는 아버지인지 확인을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너무나 흡사하게 걷는 모습이 닮았던 것이다. 갑자기 돌아가신 통에 실감이 나지 않던 시기인지라 그때는 너무나 나를 당황하게 하였다.

물론 지나가는 사람이었지만 걸음걸음이 아버지의 모습이었기에 다시 한번 아버지를 마음에 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 복음은 제자들이 예수를 알아보고 또 사라졌다고 한다.

신앙인은 세상의 모든것 안에서 예수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하고 또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모습 하나하나가 그리스도를 상기시키는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안에서 발견되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망신시키고 초라하게 만드는 신앙인이 되어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