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주님의 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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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 작성일2002-04-12 | 조회수2,138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부활 제2주간 금요일 (2002-04-12)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사도 5,34-42 복음 : 요한 6,1-15
[주님의 일]
그때에 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수 곧 티베리아 호수 건너편으로 가셨는데 많은 사람들이 떼를 지어 예수를 따라갔다.
그들은 예수께서 병자들을 고쳐주신 기적을 보았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산등성이에 오르셔서 제자들과 함께 자리잡고 앉으셨다.
유다인들의 명절인 과월절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때였다. 예수께서는 큰 군중이 자기에게 몰려오는 것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이 사람들을 다 먹일 만한 빵을 우리가 어디서 사올 수 있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이것은 단지 필립보의 속을 떠보려고 하신 말씀이었고 예수께서는 하실 일을 이미 마음속에 작정하고 계셨던 것이다.
필립보는 “이 사람들에게 빵을 조금씩이라도 먹이자면 이백 데나리온 어치를 사온다 해도 모자라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제자 중의 하나이며 시몬 베드로의 동생인 안드레아는 “여기 웬 아이가 보리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리 두 마리를 가지고 있습니다마는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되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사람들을 모두 앉혀라” 하고 분부하셨다. 마침 그곳에는 풀이 많았는데 거기에 앉은 사람은 남자만 약 오천 명이나 되었다.
그때 예수께서는 손에 빵을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다음 거기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달라는 대로 나누어주시고 다시 물고기도 그와 같이하여 나누어주셨다.
사람들이 모두 배불리 먹고 난 뒤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조금도 버리지 말고 남은 조각을 다 모아들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래서 보리빵 다섯 개를 먹고 남은 부스러기를 제자들이 모았더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찼다. 예수께서 베푸신 기적을 보고 사람들은
“이분이야말로 세상에 오시기로 된 예언자이시다” 하고 저마다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달려들어 억지로라도 왕으로 모시려는 낌새를 알아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피해 가셨다.
(요한 6,1-15)
교우들과 며칠간 숙식을 함께하며 피정 봉사를 할 때였다. 장소 정리, 식사 준비와 설거지, 침구 준비와 청소 등 적은 인원으로 봉사하다 보면 모두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피정에 참가한 분들의 소감을 들으며 보람을 느낀다.
봉사하는 동안 적당히 요령을 피우는 다른 형제들과 갈등을 겪으며 상처를 준 것을 후회하고 용서를 청하기도 한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형제들을 볼 때 이러한 모습은 몇 사람의 봉사 임원들의 노력과는 다른 너무나 엄청난 결과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주님께서 그분들을 초대하셨을 때 이미 주님의 계획이 있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몸과 마음의 준비도 충분히 하지 못한 채 변변치 못한 평소의 내 실력만을 믿고 잔소리는 왜 그리도 많이 했는지, 피정 참가한 형제들과 봉사 임원들 앞에서 왜 그 순간에 목소리를 높였는지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도토리 키재기 같은 처지에’…. 봉사한다는 자신이 더 많은 감사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왜 그렇게 높아지려고 했는지. 교회의 몇몇 직책을 맡으면서 참으로 부끄러운 면면들이었다.
필립보가 말하였다. “주님, 이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는 일은 저희의 능력 밖의 일입니다. 주님의 기적만이 해낼 수 있을 뿐입니다. 저는 작은 도구일 뿐입니다.”
김기문(기업인. 서울대교구 개포동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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