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나 됨의 의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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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 작성일2002-04-23 | 조회수1,745 | 추천수12 | 반대(0) 신고 |
부활 제4주간 화요일 (2002-04-23)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사도 11,19-26 복음 : 요한 10,22-30
[하나 됨의 의미]
때는 겨울이었다. 예루살렘에서는 봉헌절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성전 구내에 있는 솔로몬 행각을 거닐고 계셨는데
유다인들이 예수를 둘러싸고 “당신은 얼마나 더 오래 우리의 마음을 조이게 할 작정입니까? 당신이 정말 그리스도라면 그렇다고 분명히 말해 주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이미 말했는데도 너희는 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행하는 일들이 바로 나를 증명해 준다.
그러나 너희는 내 양이 아니기 때문에 나를 믿지 않는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라온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래서 그들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고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아버지께서 내게 맡겨주신 것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아무도 그것을 아버지의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이다.”
(요한 10,22-30)
연인 사이에 ‘넌 내 거야’라고 서로에게 고백한다. 그것은 소유 개념이 아니라 우리는 하나라는 뜻이라고 믿고 싶다.
불교의 ‘무소유’의 가르침은 ‘소유하지 않겠다, 버리며 살겠다, 가난하게 살겠다’는 마음가짐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한다.
그것은 소유의 가능성이 없음을 말한다. 곧 소유할 수 없음의 의미. ‘내가 무엇을 가졌다’는 말은 말 자체가 성립 불가인 것이다.
무소유는 소유로써 하나 됨을 추구하는 세태에 좋은 가르침이 될 것 같다. 그러면 예수님의 말씀처럼 아버지와 나는 어떻게 하나 될 수 있는가?
두 분은 생명으로 하나이리라. 그리고 창조된 모든 조물은 그 생명을 똑같이 나누어 받았기에 하느님과 하나가 된다.
한 피조물이 병들어 아파 신음하면 다른 피조물도 그 아픔을 함께한다. 강이 오염되어 병들면 물고기가 병들고, 수생식물이 자라지 못하고, 사람도 병들고, 점점 더 널리 병이 번져간다.
그 이유는 모두가 한 생명이기 때문이다. 생명 안에서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생명은 하느님에게서 나온 하느님의 생명이다.
그러므로 피조물의 신음은 바로 하느님의 신음인 것이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이다’는 예수님의 말씀 그리고 ‘피조물은 하나이다. 같은 몸인 공동체이다’라는 우리의 고백은 ‘네 목숨은 내 목숨이다’는 말이다.
강·바다·산이 살아야 새·뱀·쥐·두더지가 살고, 나도 살게 된다. ‘우리는 하나입니다’라는 고백 안에는 보살피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네 생명을 내가 보살피겠다, 네가 건강하고 활기있게 살도록 내가 돌보고 책임지겠다.
하나 됨의 커다란 울타리요, 무엇보다 우선하는 가치인 생명을 지키고 보살피기 위해서 실천하는 인내와 수고, 흘리는 땀은 하느님께서 무척이나 반기실 것이다.
자가용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 등. 생명으로 하나 됨은 곧 보살핌의 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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