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꿈결같던 시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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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05-02 | 조회수1,892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5월 3일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요한복음 14장 6-14절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꿈결같던 시절>
오늘 저녁 빗줄기가 세차게 유리창을 흔드는 창가에 서니 지난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특히 가장 돌아가고픈 시절, 수련자 시절이 기억에 떠올랐습니다.
제 자랑이 아니라 돌아보니 수련자 시절 제가 지니고 있었던 열정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희 수련자들은 담 하나를 두고 이웃해 있던 살레시오 고등학교 종교수업을 한 반씩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딸리는 머리, 부족한 재능이었지만 참으로 몸과 마음을 바쳐 수업을 준비했었습니다.
두시간 동안 진행할 종교수업을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밤잠을 다 설쳤습니다. 교안을 만들어서 몇 번이고 수정을 거듭했었습니다. 또 결과는 언제나 썰렁했지만 아이들을 재미있게 해주려고 거울을 쳐다보면서 게임진행을 위한 예행연습을 되풀이했습니다. 또 노래도 한 곡 같이 부르기 위해서 손가락에 피멍이 맺히도록 기본코드 잡는 연습에 몰두했습니다. 또 시청각 교육을 위해 환등기다 영사기도 준비했습니다. 수업시작 때 틀 명상음악을 위해 녹음기도 필요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종교수업 준비물이 상당했습니다. 기타, 녹음기, 환등기, 영사기, 크레파스 등등. 이것들을 다 운반하기 위해서 때로 리어카가 한 대 필요할 정도였습니다.
한번은 잔뜩 을러메고 지고 손에 들고 학교 교문을 통과하는 순간 수위아저씨가 달려나오면서 정중하게 출입을 제지하면서 "잡상인 출입금지" 팻말을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당시 제가 아이들을 향해 지니고 있었던 열정은 참으로 늘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성 필립보와 야고보 사도의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두분, 주님의 사도들! 주님을 향한 열정, 주님 말씀 선포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을 온전히 불사른 분들이십니다.
그 어떤 처지에서도, 그 어떤 난관 앞에서도, 그 어떤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오로지 주님만을 신뢰하며 어떻게 해서든 주님의 말씀 선포를 위해 매진했던 삶이 바로 사도들의 삶이었습니다.
우리가 정말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식당, 깨끗하면서도 친절한 식당, 고향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포근한 식당, 그러면서도 값이 저렴한 식당을 알게 됐다면 우리는 어떻게 처신하겠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우리와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에게 그 식당을 소개할 것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사랑 자체이신 분, 영원한 생명의 샘이신 분, 구원자이자 위로자신 분, 가장 좋으신 분 예수님을 우리가 알게 되었다면, 이제 우리에게 남아있는 과제는 오직 하나뿐입니다. 사도들처럼 모든 열과 성을 다해서 예수님 그분을 세상과 이웃에게 알리는 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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