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끄러움
이전글 이전 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매듭은 풀어져야.....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2-05-18 조회수2,010 추천수18 반대(0) 신고

5월 18일-부활 제 7주간 토요일-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부끄러움>

 

7-80년대 젊은 시절을 보낸다는 것은 참으로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아직 떠나서는 안될 청춘들이 그리도 슬피 떠나던 기억들, 더 이상 살아서는 안될 위선들이 그리도 당당히 거리를 활보하던 모습들을 무기력하게 바라보던 부끄럽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차가운 콘크리트를 끌어안은 감금된 젊음들이 분노로 답답한 가슴을 삭이던 시절, 아쉬움과 원통함에 귀천 못한 객귀들이 구천을 떠돌던 비참했던 그 시절, 살아있다는 것 자체로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이 땅의 5월은 그들이 흘린 피와 눈물로 인해 더욱 진 붉은 듯 합니다. 억울하고 원통한 영혼들이 지천 가득 슬픔 머금은 들꽃으로 피어대는 5월입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밤마다 깊은 강 저 건너편에 선 그 사람을 바라보며 온몸으로 흐느끼는 이웃들이 있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우리의 5월은 살아있음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쥐구멍을 찾아야할 계절입니다. 아직 가슴 후련한 웃음을 짓기보다는 못다 핀 청춘들의 서러움과 안타까움을 이야기할 때입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서슬 푸르던 총칼 앞에서 온몸으로 당당히 맞서던 5월의 예언자들을 마음에 담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그들은 진정 묵묵히 진리를 위해 몸바치던 하느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진정 그릇된 세상을 혁파하기 위해 그릇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책상 앞에서가 아니라 거칠고 황폐한 산야를 헤매던 성실한 구도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진정 저 추악한 위선들을 온몸으로 고발하던 하느님의 예언자들이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생명을 바친 모든 영혼들을 위로하여주십시오. 그들을 당신나라의 영원한 안식처에 받아들이십니다.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의 상급을 베풀어주십시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