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슬럼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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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05-18 | 조회수2,566 | 추천수29 | 반대(0) 신고 |
5월 19일 성령강림대축일-요한복음 20장 19-23절
"성령을 받아라"
<슬럼프>
신앙생활에도 슬럼프가 있습니다. 슬럼프에 빠지면 어떻게 되냐구요? 무엇보다도 먼저 기도의 맛을 느끼지 못합니다. 주일은 왜 그리도 빨리 돌아오는지요? 고백성사를 보기는 하지만 늘 똑 같은 죄를 반복합니다. 하루하루 사는 것도 피곤합니다.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면 하나같이 "왕짜증"나는 인간들로만 보입니다.
이런 슬럼프의 주된 원인이 무엇이겠습니까? 여러 가지 원인들을 손꼽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성령"을 의식하지 않는 삶, 그 결과가 신앙생활의 슬럼프로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성령이 머무셔야 할 자리에 일중독증세, 실적중심주의가 자리잡고 있을 때 즉시 신앙생활의 위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일중독증에 걸린 사람 앞에 신앙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형제나 공동체는 오직 자기성취를 위한 도구에 불과합니다. 이런 사람이 흔히 갖는 성향은 대체로 집요하고 꼭 성공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증세를 보입니다. 또한 늘 남보다 앞서야 한다는 부담감을 지니기에 자주 초조해지며 불안증세를 보입니다. 소화도 잘 안됩니다.
이런 사람에게 미사 시간이나 기도시간이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감미로운 시간이 될 리 만무합니다. 그러다 손에서 일이 떨어진다거나 좀 한가한 시간이 돌아오면 공연히 안절부절 하는 증상을 보이는데 정말 위험한 증상입니다.
이상은 우리가 성령 안에 머물지 않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들이었습니다. 신앙인이 신앙인답게 존재하기 위하여 가장 필요한 노력이 성령 안에 머물려는 노력입니다. 성령의 바람에 따라 온몸을 맡기는 노력입니다. 성령의 이끄심에 삶 전체를 의탁하는 노력입니다.
오늘 우리는 성령강림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성령은 생명을 부여하는 "하느님의 숨", "하느님의 입김", "하느님의 바람", "하느님의 힘"입니다. 이러한 하느님의 힘은 또한 오랜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시는 힘(판관기 3장 10절 참조)이자 예언자들을 움직이는 힘(사무엘 10장 10절 참조)이었습니다.
또한 성령은 지상에서의 예수님의 삶 전체를 인도해주신 협조자이자 교회 탄생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우리를 새롭게 하시고 우리를 하느님 아버지께로 인도해 주십니다.
사도 바울로에게 있어 성령은 신앙인을 내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성령을 통해 새로운 실존과 새로운 원동력을 부여받은 신앙인은 비본질적이고 부차적인 가치관들 즉 육의 행실들(갈라 5, 19)을 포기하고 본질적인 가치들인 영의 열매(갈라 5, 22)들을 선택하게 됩니다. 성령께서는 신앙인들을 거룩한 삶에로 초대할 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특은(카리스마)를 부여하여 이웃봉사에로 나아가게 합니다(1 고린토 12-14장). 바울로 사도에 따르면 참된 신앙인는 결국 성령 안에 사는 사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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