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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3715]그곳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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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2-05-25 조회수1,226 추천수5 반대(0) 신고

1980년 여름일겁니다.

퇴근무렵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데

남자가 비에 훔뻑 젖어 걸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 뒷 모습이 ... 얼마나 안됐던지

다가가서 우산을 함께 썼었습니다.

 

제가 어디로 가는길이냐고 물었던것 같습니다.

 

수도원의 신학생인데...

괴로워서 비를 맞고 걸어 가노라고...

 

한 동안 침묵하며 걷다가

갈림길에서 인사를 하고 돌아오던 길.

후회스러웠습니다.

수도원입구까지 우산을 받혀 줄것을...

그날 굵다란 빗줄기가 내렸었거든요.

 

신학생의 뒷 모습과

소나기와

우산을 끝까지 받혀 드리지 못함에

한 동안 마음이 무거웠었습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됩니다.

 

그 수도원이 신부님 계신곳이었군요!

 

......

 

권세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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