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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06-29 | 조회수2,181 | 추천수22 | 반대(0) 신고 |
6월 29일 토요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마태오 16장 13-19절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쓰레기>
제가 가장 존경하는 성인 중에 한 분이 오늘 축일을 맞이하시는 사도 바오로입니다. 예수님의 얼굴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지만 극적인 회심을 통해 베드로에 버금가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신 분, 뛰어난 문학적 자질을 바탕으로 한 많은 감동적인 서간들로 아직까지 우리를 매료시키는 분이 바로 바오로입니다.
바오로의 성소 여정에 있어서 우리가 던져야할 하나의 의문이 있습니다. 바오로는 예수님과의 만남 이후 즉시 과거의 상황과 완전히 단절하고 완전히 새로운 인생국면에 접어들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결코 아니었습니다. 다마스커스에서 그리스도와의 강렬한 만남 그 후에도 바오로는 계속되는 어둠의 삶, 매일 자신을 괴롭히던 끊을래야 도저히 끊을 수 없던 악습과 결별하지 못해 숱한 고통을 당했습니다. 마치 우리들처럼 말입니다.
회심 그 이후에도 바오로는 숱한 신앙의 위기를 겪습니다. 때로 동료 바르나바나 베드로와 마음이 맞지 않아 심한 언쟁을 하다가 갈라서기도 했습니다. 때로 모두가 떠나 버린 후 홀로 남아 철저한 실망과 고독의 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언젠가는 14년간의 세월을 홀로 사막에서 보냈습니다. 그가 찾아간 공동체에서 거절당해 왕따의 서러움을 겪으며 홀로 산천을 떠돌기도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 바오로는 단 한번 회개로 끝장을 본 것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계속되는 좌절과 낙담 그리고 회심의 긴 여정을 통해 비로소 점차 변모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바오로의 생애를 통해 묵상하면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의 손길을 느낍니다.
크신 하느님 자비 앞에 크게 회심한 바오로는 마침내 이런 고백을 하기에 도달합니다.
"나에게 유익했던 이런 것들을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다 장해물로 여겼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나에게는 모든 것이 다 장해물로 생각됩니다. 나에게는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무엇보다도 존귀합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모든 것을 잃었고 그것들을 모두 쓰레기로 여기고 있습니다"(필립 3장 7-8절).
이제 자신의 생애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된 바울로는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에서 이런 고백을 합니다.
"모든 것이 다 틀린 것이었습니다. 나는 죄인들 중에서 가장 큰 죄인입니다. 그런데도 하느님께서는 이와 같은 나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셨습니다"(1 디모 1장 15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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