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신께 다가가고 싶습니다(연중19주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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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2-08-10 | 조회수1,769 | 추천수22 | 반대(0) 신고 |
2002, 8, 11 연중19주일
마태 14,22-33(물 위를 걸으시다)
곧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당신보다 먼저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게 하시고, 그 동안에 당신은 군중들을 헤쳐 보내셨다. 군중들을 헤쳐 보내신 후에 예수께서는 따로 기도하려고 산으로 올라가셨다.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홀로 거기 계셨다. 배는 이미 뭍에서 여러 스타디온(한 스타디온은 약 185-200m이다) 떨어져 있었는데 파도에 몹시 시달리고 있었다. 바람이 마주 불어 왔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밤 사경(오전 3시부터 6시까지를 말한다)에 호수 위를 걸어 그들에게로 가셨다. 그러자 제자들은 그분이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 당황하여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서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즉시 그들에게 이야기하시며 "힘내시오, 나요, 두려워하지 마시오" 하셨다. 베드로가 예수께 대답하여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 주님께로 오라고 명령하십시오" 하고 여쭈었다. 예수께서 "오시오" 하시자 베드로는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서 예수께로 갔는데 [거센] 바람을 만나자 그만 두려워했다. 그래서 물에 빠지기 시작하자 비명을 지르며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하였다. 예수께서 즉시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고 "믿음이 약한 사람, 왜 의심했습니까?" 하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함께 배에 오르니 바람이 그쳤다.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은 그분에게 절하며 "(주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멀리서 물 위를 걸어오시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죽음과 같은 처절한 상황에서 희망을 만났습니다 너무나도 간절한 마음에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한 걸음만 내딛어도 온 몸을 집어삼킬 것만 같은 풍랑에 몸을 실을 수 없었습니다
떨고 있는 나를 향하여 당신은 굳세게 거친 파도 위를 걸어 오셨습니다 당신께서 그렇게 걸어오시기에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감사의 마음으로 당신을 부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입 밖으로 나온 것은 겁에 질린 외침이었습니다.
뜻밖의 외침에 당신은 당황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외침은 당신보다 내 안에 더 가슴 쓰리게 파고들었습니다 나의 외침은 내 안에 갇혀 있기에 당신을 보지 못하는 나를 짓이겼습니다 말할 수 없는 아픔 속에서 간신히 용기를 내어 당신을 불렀습니다.
차마 내 힘으로 내딛을 수 없는 발걸음을 당신께서 이끌어주시기를 청했습니다 당신께서 내게 다가오셨듯이 나도 똑같이 당신께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환한 모습으로 나를 부르셨습니다 나 역시 용기를 내어 아슬아슬한 발걸음을 내 딛었습니다.
거센 파도 위를 걸으려고 시도했던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아니 불가능한 일이라며 아예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걸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점점 용기를 내면서 걸었습니다 당신과 나 사이가 조금씩 좁혀졌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넘어졌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되는데 그것을 넘기가 아직은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런 나를 당신은 일으키셨습니다 따뜻한 격려의 말씀과 함께 당신께서 나를 잡아주시는 순간 나는 당신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 정도에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도저히 내디딜 엄두가 나지 않는 발걸음을 땐 것만 해도 얼마나 대단한 일입니까.
항상은 아니라 해도 가끔씩은 안전한 삶의 자리에서 벗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모든 어려움을 무릅쓰고 나에게 오시는 당신을 맞이하기 위해서입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거센 파도를 밟고 오시는 당신의 사랑에 함께 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의 한 걸음이 내일의 두 걸음이 되고 마침내 당신이 계신 곳 어디라도 내가 먼저 한 숨에 달려갈 수 있도록 항상은 아니라 해도 가끔씩은 험한 세파 속에 나를 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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