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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작음은 천사의 모습(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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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2-10-02 조회수1,934 추천수17 반대(0) 신고

여러분은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시오.

사실 여러분에게 말하거니와,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항상 보고 있습니다.

(마태 18,10)

 

 

<작음은 하느님의 모습>

 

얼마 전 굿뉴스 게시판에 어떤 형제님이

세라피나 축일이 언제인지 아는 분이 있으면

꼭 좀 알려 주십사라는 글이 있었다.

내가 잘 아는 수녀님이 세라피나인데 축일을

오늘 10월 2일 수호천사 축일에 지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답해 주었다.

그 형제님은 정말 감사하다고 하면서

자신은 토론토에 이민가서 새로이 신앙생활을 하는

베드로라는 형제인데 본당 수녀님이 세라피나인데

참으로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 밝게 수고하고 계시는데

축일을 알아 그분을 위해 기도해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기묘한 것이

바로 내가 알고 있던 수녀님이 바로 그 수녀님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답하며 그 사실을 알리고

수녀님을 위해 기도 많이 해 주시라고 하였다.

오늘 축일을 지내시는 그 수녀님께서

작은 자 중의 작은 자로 하느님의 모습을 드러내 주시길 기도한다.

 

보통 천사하면 어린아이를 떠올릴 정도로

우리는 천사의 개념을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갖고 있다.

순수함의 모습으로는 좋은 개념이지만

자칫 천사를 너무 상상적으로만 그릴 가능성이 많다.

 

오늘 복음을 보면

어린아이 이야기와 연결은 되어 있지만

사실은 다른 이야기이다.

어린아이가 아니라 <작은 이들>(공동번역: 보잘것없는 이들)이다.

주석가들은 여기서의 작은 이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을 가리킨다고 한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 제자들을 업신여기지 말라고 하시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말을 받아들이는 것은 곧 당신을 받아들이는 것과 진배없다고

하시는 것이다.

당신 스스로 당신 제자들을 지켜주시고 권위있게 만들어주시는

그분의 자비와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작은 이들>은

보기에는 어설퍼 보이고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그들의 천사(영)가 하늘에서 하느님을 모시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은 이들은 하느님을 맞대면하며 살게 되는 이들이라는 것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고,

작은 것이 소중하고,

작은 것이 거룩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10월 맞이하며 이 시기에 축일을 지내는

소화 데레사와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바로 이 작음의 사람이었던 것은 아닐까?

 

작음은 가난과 겸손을 담고 있는 말이다.

작음은 소박함과 단순함을 담고 있는 말이다.

이렇게 작음을 갖고 있는 자들은

그래서 하느님을 맞대면 할 수 있는 자들이다.

 

오늘 수호천사 축일은

우리가 우리의 수호천사에게 우리를 지켜달라고 비는 날이기보다는

우리가 더욱 더 작은 자가 되도록 해 달라고 청하는 날이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내가 작아지지 않으면

예수님이 커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작아지지 않으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작아지지 않으면

하늘나라는 가리워지기 때문이다.

 

오늘 다시한번 이 작음의 선물을 내 맘 속에 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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