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손해보는 장사(1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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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2-11-04 | 조회수1,791 | 추천수19 | 반대(0) 신고 |
11월 4일 월요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당신이 점심이나 저녁을 차렸을 때 당신 친구들이나 당신 형제들이나 당신 친척들이나 부유한 이웃들을 부르지 마시오. 그러면 그들도 당신을 초대하여 당신에게 갚을 것입니다. 당신이 잔치를 베풀 때 오히려 가난한 이들, 불구자들, 절름발이들과 소경들을 초대하시오. 그러면 당신은 복될 것입니다. 사실 그들은 당신에게 갚지 못할 터이지만 의인들이 부활할 때 (하느님께서는) 갚아 주실 것입니다." (루가 14, 12-14)
<손해보는 장사>
우리가 무슨 일을 할 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감추어진 이기심의 노예가 될 수 있음을 조심해야 한다. 내가 다른 이웃을 위해 무엇인가 선한 일을 할 때조차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감추어진 보상심리가 우리 안에 숨어 있을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보통 무슨 일에나 아니면 어떤 이에게 분개하게 될 때, 대부분이 내가 행한 일이나 베푼 것이 응당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가령, 내가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추진한 일이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는 평을 듣게 되면, 내 안에서 분노가 일게 되는데 그것은 내가 그 일을 하면서 벌써 좋은 평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또 내가 어떤 사람 때문에 분개하게 될 때는 내가 그 사람에게 알게 모르게 기울여 준 노력과 애정이 무시당했다는 데서 오는 것이기에, 이는 내가 그 사람을 위해 해 준 노력이 시초부터 보상을 기대하고 한 행위에 불과하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누구에게 무엇을 베풀 때 갚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베풀지 말라고 하신다. 오히려 갚을 수 없는 사람에게 베풀라고 하신다. 어떻게 보면 손해를 보라는 이야기다. 아니 적어도 손해를 볼 것을 당연시하라는 이야기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이 돈을 빌려달라고 청할 때 그 돈을 받게 되리라는 생각으로 그 사람의 신용도를 요리조리 평가하면서 가부를 결정하기보다는, 아예 못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이 공로를 쌓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마다 제 실속만 차리지 말고 남의 이익도 돌보십시오."
오늘 하루, 손해보는 장사를 한번 해보면 어떨까? 내가 손해보는 장사를 하면 할수록 그것이 하느님 나라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면 해볼만 한 장사가 아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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