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꼼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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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11-07 | 조회수1,733 | 추천수19 | 반대(0) 신고 |
11월 8일 연중 제31주간 금요일-루가 16장 1-8절
"그 정직하지 못한 청지기가 일을 약삭빠르게 처리하였기 때문에 주인은 오히려 그를 칭찬하였다. 세속의 자녀들이 자기네들끼리 거래하는 데는 빛의 자녀들보다 더 약다."
<꼼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약은 청지기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주인의 재산을 야금야금 뒤로 빼돌리던 재산 관리인이 한 명 있었습니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남의 재산을 함부로 횡령하던 청지기의 비리가 마침내 들통이 나게 됩니다. 청지기에게 절대적인 신임을 주었던 주인, 그래서 자신의 모든 재산관리를 청지기에게 맡겼던 주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날로 당장 그 부정직한 청지기를 권고사직시킵니다.
하루아침에 그 물 좋은 보직에서 강제로 쫓겨나게 된 청지기는 "이를 어쩌나"하고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한 가지 길을 찾았습니다. "옳지, 좋은 수가 있다!"며 무릎을 탁 칩니다. "좋은 수"란 다름 아닌 꼼수였습니다.
사직서를 쓰기 전에 청지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합니다. 물론 그 방법 역시 부정직한 방법이었습니다. 주인 몰래 왕창 한번 생색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공문서 위조죄 및 사기죄에 해당되는 범법행위를 통해 청지기 또 다시 주인에게 큰 피해를 끼칩니다.
결국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약은 청지기는 타인의 재산에 막대한 손실을 끼친 경제사범이었습니다. 그런데 주인은 그 사악하고 약아빠진 청지기를 고발하기보다 오히려 칭찬합니다.
약간은 무리가 가고 어색한 비유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철저하게도 냉담한 당신 백성들, 전혀 먹혀 들어가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셨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다 찡해졌습니다.
영원한 생명!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이것처럼 더 큰 화두는 다시 또 없습니다. 우리가 지닌 모든 에너지 모든 가능성들을 다 동원해서 어떻게 해서든 추구해야할 것이 바로 영원한 생명입니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열심히 벌어서 서울 근교에 편안히 여생을 보낼 수 있는 별장을 마련하는 일, 자식들이 남부끄럽지 않게 살수 있도록 넉넉한 유산을 남기는 일, 경치 좋은 곳에다 묘 자리를 마련하는 일, 자식들을 위한 교육적 투자 등등 참으로 준비할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미래를 위한 보다 확실한 투자는 영적인 투자입니다. 자식들에게 신앙을 전수해주는 일, 가족들이 함께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일, 가까운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 이런 일들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이고 이자율이 높은 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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