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죽음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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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12-11 | 조회수2,626 | 추천수34 | 반대(0) 신고 |
12월 11일 대림 제2주간 수요일-마태오 11장 28-30절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죽음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오랜 기간 투병생활 하느라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셨기에 몸이 마치 미이라처럼 변한 한 형제분의 임종을 옆에서 지켜보느라 혼난 적이 있었습니다.
세상을 떠나시기 며칠 전 침대 시트를 갈아드리려고 그분의 몸을 제 두 손으로 들었었는데, 의외로 너무나 가벼워서 깜짝 놀랐습니다. 별로 힘을 들이지 않았는데도 번쩍 들려 마음이 너무도 안쓰러웠고 슬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루 말로 다 표현 못할 격심한 고통을 겪던 그분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음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 아니, 어찌 생각하면 죽음이야말로 저 극심한 단말마의 고통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하는 축복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그렇지요. 죽음은 참으로 이해 못할 신비이기도 하지만 죽음이야말로 보다 완전한 해방, 보다 완전한 휴식, 보다 완전한 생명을 얻기 위한 과정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들을 당신께로 초대하는데, 죽음이야말로 영원한 안식에로의 초대, 초대 중에서 가장 최종적인 초대입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 중에서 "바닥을 쳤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생의 최저점인 죽음을 만났고 체험했다는 말, 이제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는 표현입니다.
신앙인인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끔씩 바닥을 칠 필요가 있습니다. 죽음을 느낄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때로 삶의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고귀한 체험을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 가장 밑바닥에서 때로 절규하고 때로 하느님을 원망하지만 그 고통스런 순간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삶을 정화시켜 나가십니다. 그리고 그 순간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인생을 재창조합니다. 그 순간 우리가 인생의 진리를 깨닫는 순간, 다시 한번 우리가 하느님을 향해 재도약 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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