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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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12-15 | 조회수2,241 | 추천수26 | 반대(0) 신고 |
12월 16일 대림 제3주간 월요일-마태오 21장 33-27절
"요한은 누구에게서 권한을 받아 세례를 베풀었느냐? 하늘이 준 것이냐? 사람이 준 것이냐?"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시내 한 본당에 대림특강을 갔었는데, 제대 앞에서 인사를 하면서 또 다른 하나의 대림초에 불이 밝혀져 있음을 보며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첫 번째 대림초에 불을 붙일 때가 바로 엊그제 같았었는데...벌써 대림 제 3주일입니다.
이러다 보면 또 순식간에 성탄이겠지요. "금쪽"같이 소중한 이 대림시기를 특별한 준비나 계획도 없이, 긴장이나 설렘도 없이 그저 "때우는" 제 모습이 무척이나 서글펐습니다.
하루하루를 불꽃처럼 자신을 남김없이 살라 주님 오심을 준비한 세례자 요한의 삶과 죽음이 새삼 우러러 보이는 하루였습니다.
시 한편을 읽었는데, 마치도 세례자 요한의 삶을 두고 지은 듯 합니다.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 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 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 눈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12월, 오세영-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 수도자로서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세례자 요한은 온몸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예수님의 정체에 대해서 잘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자신이 누구인지를 또한 잘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오실 길을 밝히기 위해 하루하루 타 들어간 대림초와 같은 존재가 바로 세례자 요한이었습니다.
"누가 과연 메시아인가?", "예수님이 메시아가 맞긴 맞나?" 하면서 긴가민가하는 백성들 앞에 용감하게 예수님의 메시아성을 공적으로 선포한 이가 바로 세례자 요한이었습니다.
눈발이 휘날리는 황량한 산 능선에 묵묵히 산정(山頂)에로의 방향과 거리를 가리키는 고마운 이정표와 같은 사람이 바로 세례자 요한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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