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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네 사람들의 심심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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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2-12-22 조회수1,747 추천수24 반대(0) 신고

12월 23일 대림 제4주간 월요일-루가 1장 57-66절

 

"이 일은 유다 산골에 두루 퍼져 이야깃거리가 되었고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이것을 마음에 새기고 <이 아기가 장차 어떤 사람이 될까?> 하고 말하였다. 주님의 손길이 그 아기를 보살피고 계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동네 사람들의 심심풀이>

 

"엘리사벳의 잉태 사건"은 당시 아인카림이란 동네에서 큰 흥미거리였습니다. 40대나 50대에 아기를 가지는 것도 기적 같은 일인데, 70이 다된 할머니가 아이를 가졌으니 놀랄 만도 했겠지요.

 

엘리사벳의 배가 점점 불러오면서 즈가리야와 엘리사벳 두 사람은 동네사람들의 심심풀이를 해소해주던 단골 대화주제였습니다. 사람들은 모였다하면 두 사람의 이름을 거론하며 농담 삼아 쑥덕거렸습니다. "야, 둘 다 재주도 좋지? 그 나이에 아이를 가지다니!"

 

우리가 한 평생 살아가면서 감당해야할 고통 중에서 가장 큰 고통이 있다면 "노화(老化)"로 인한 고통일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세월이란 어쩔 수 없는 힘에 밀려 언젠가 삶의 무대 뒤로 사라져야만 하지요.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는 삶의 일선에서 물러나야만 하고,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은 하나 둘 이 세상을 떠나고, 하루종일 기다려도 아무도 찾아주는 이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느끼는 그 소외감이나 비참함은 대단할 것입니다.

 

그러나 노년이 반드시 고통과 소외, 좌절과 죽음의 시기만은 절대로 아닙니다. 어찌 보면 불꽃처럼 활활 타올라야할 소중한 시기, 하느님과 가장 밀착된 삶을 살 수 있는 영적인 시기가 노년이어야 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오늘 복음에 소개되는 즈가리야와 엘리사벳의 삶을 통해 우리는 노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하겠습니다.

 

즈가리야와 엘리사벳은 동네 사람들이 인간적인 눈으로만 "엘리사벳의 잉태" 사건을 바라보며 이상하게 생각하고 쑥덕거릴 때도 끝까지 영적인 눈으로 상황을 바라다보았습니다. 끝까지 진지하게 하느님의 뜻을 찾아나갔습니다. 죽는 순간까지 하느님과의 약속에 충실했습니다. 끝까지 하느님을 희망하고 하느님께 마지막 희망을 두었습니다.

 

그토록 죽는 순간까지 하느님께 충실했던 즈가리야와 엘리사벳이었기에 하느님께서는 마지막 순간에 가장 큰 기쁨, 가장 큰 선물을 그들에게 안겨주십니다.

 

우리의 노년이 병고, 좌절, 소외감, 좌절된 꿈, 회한, 죽음에 대한 공포 등으로 인해 내면의 평화와 기쁨이 사라진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우리는 끝까지 하느님을 믿고 의지했던, 끝까지 하느님만을 희망했던 즈가리야와 엘리사벳의 생애를 묵상하면 좋겠습니다.

 

히브리서는 우리가 노년에 늘 기억하고 살면 좋을 권고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늘과 땅은 없어질지라도 주님은 영원히 계십니다. 만물은 옷처럼 낡아질 것입니다. 주님은 그것들을 겉옷처럼 말아 치우실 것입니다. 만물은 옷처럼 변할지라도 주님은 언제나 같으시고 주님은 영원히 늙지 않으십니다"(히브리 1,11-12).

 

80이 다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위해 밝고 활달한 모습으로  지구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기에 노인들이 자주 바라보아야 할 모습입니다. 그가 칠순 때 바버라 월터스 쇼에 출연해 "그 동안의 삶 중 최고였던 때가 언제였는가"라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바로 지금입니다."

 

 

아이들과 수사님들과 함께 드리는 성탄 전야미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일시: 2002년 12월 24일 20:00

장소: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살레시오 수도원 성당(☎: 02-831-3068)

내용: 미사(20:00), 간식(21:00), 성탄제(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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