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안한 성탄(12/25)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속사랑(93)- 애인, 있어도 없어도 | |||
작성자노우진 | 작성일2002-12-25 | 조회수1,316 | 추천수14 | 반대(0) 신고 |
성탄이란 하느님께서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자기 자신을 드러내 보이시는 사건이다. 우리의 처지로 오심을 기념하는 그런 의미가 담긴 날이다. 그렇기에 신앙을 가진 사람이건 갖지 않은 사람이건간에 성탄은 왠지 기쁨으로 다가온다.
하느님께서 자기 자신을 드러내셨다는 사실이 왜 인간에게, 특히 그리스도인들에게 기쁨이 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하느님은 사랑"이시기에, 그분이 우리 인간들을 무척이나 사랑하시고,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우리와 함께 있고 싶어서 인간의 모습을 취하셨음을, 그리고 우리가 하느님께 그토록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성탄이라는 사건을 통해 깨닫게 되었기에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나의 마음 안에, 서로의 마음 안에 "사랑"이라고 하는 아기 예수가 탄생하길 기원하는 것이고, 그 탄생을 축하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장막을 걷고 자신을 드러내다"라는 의미를 가진 "계시"(Revelation)의 사건인 성탄이 가슴 벅찬 환희와 기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것은 그분의 탄생이 "십자가의 죽음"을 전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그분은 십자가에 자신을 못박기 위해 탄생하셨던 것이다.
그런 처참함을 전제로한 성탄이 어떻게 기쁨일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우리를 위한 죽음"이기에, 우리를 구원하셨기에, 우리의 모범이 되셨기에, 즉, 다른 사람의 마음 안에 아기예수가 되어 탄생한다는 것은 "나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는 사랑의 행위를 통해" 가능함을 우리가 깨닫게 되었기에 기쁘고 행복한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이 맞이하는 성탄의 기쁨은 흥청망청의 기쁨, 감각만이 깃든 그런 기쁨이 아닌 자신의 온 존재를 휘감는 내면 깊은 곳에서 생성된 샘물과도 같은 기쁨(Joy)인 것이다. 아니 어쩌면 조금은 미안하고, 슬픔이 깃든 그런 기쁨일지도 모르겠다.
나의 주변에 오늘 탄생하신 아기 예수의 모습, 즉, 하느님의 사랑을 표현해주는 기쁨이 깃든 아기의 모습, 그리고 십자가라는 자기 희생이 전제된 그런 아기 예수의 모습을 증거하고, 눈에 보이도록 자신의 몸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신앙이 깃든 감사의 눈으로 바라볼때, 그 감사에서 시작된 우리의 신앙은 나눔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성탄은 감사에서 시작되고, 나눔을 향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더불어 조금은 하느님께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 일까? 아마도 한국사람이기에, 고마워도 눈물, 미안해도 눈물을 흘리는 그런 한(恨)을 가진 한국 사람이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그런 가슴 따듯한 한국 사람을 만나고 싶다.
행복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