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결혼까지도 포기한 선생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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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3-01-04 | 조회수2,505 | 추천수37 | 반대(0) 신고 |
1월 5일 일요일 주님 공현 대축일-마태오 2장 1-12절
"유다인의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에게 경배하러 왔습니다."
<결혼까지도 포기한 선생님>
당신과 한번 인연을 맺은 제자들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바칠 정도였던 선생님, 학교를 떠난 제자들도 자식처럼 극진히 챙기시던 한 선생님을 알고 있습니다.
제자들과 어울리는 것이 너무 좋아 결혼도 포기한 선생님이셨기에, 아이들은 틈만 나면 선생님 곁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결혼하지 못한 것, 자식이 없는 것, 명절 때 허전한 것이 선생님에게는 조금도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명절마다 장성한 제자들이 아들딸들을 몰고 와서 인사를 올렸습니다. 어느 정도 먹고살게 된 제자들이 기금을 모아 선생님의 소원이던 선생님 이름을 딴 장학회도 발족시켰습니다.
선생님은 한번도 공적인 자리에서 자신이 믿는 종교를 강요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자들은 선생님의 종교가 천주교인 것을 알아차리고 스스로 성당을 찾아가 입교했습니다.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구세주 예수님께서 공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이 세상에 드러내심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오늘 이 공현 대축일에 우리는 다시 한번 우리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자비를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너무도 사랑하신 나머지 우리와 꼭 같은 모습으로 오신 분, 우리와 똑같은 육신을 취하신 분이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이면서도 인간의 고통과 한계, 나약함을 취하신 사랑 그 자체이신 분이 바로 우리의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이 주님 공현 대축일에 제가 사랑 많으신 선생님의 삶을 소개해드리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 선생님은 자신의 삶 전체를 통해서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를 세상 앞에 확연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 선생님의 자신이 삶을 통해서 하느님의 자비를 세상에 보여준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 선생님은 주님 공현에 단단히 한몫을 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매일의 삶을 통해 주님 공현에 기여할 의무가 주어져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가능하겠습니까? 삶을 통해서입니다. 우리 매일의 생활을 통해서 예수님의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또 다른 예수님이 되는 것이야말로 주님 공현에 가장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입니다. 그때 사람들은 우리를 통해서 하느님의 자비를 뵙게 될 것입니다.
견딜 수 없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불평불만하지 않고 기도하는 모습은 십자가상 예수님을 세상에 드러내는 선교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선교입니다.
남들이 보건 말건, 인정해주건 안 해주건, 이러쿵저러쿵 뒤에서 말이 많아도 상관하지 않고 꾸준히 남모르는 선행을 계속하는 모습은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세상에 알리는 사도직 중에서도 가장 탁월한 사도직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큰 선물로 주어진 또 다른 이 한해, 우리가 또 다른 예수님으로 이 세상 앞에 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우리에게서 예수님의 향기와 흔적을 발견하고, 기쁘게 예수님을 따라나서도록 매일 성실히 육화의 영성을 실천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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