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늘 그렇게(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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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3-01-09 | 조회수1,886 | 추천수26 | 반대(0) 신고 |
예수께서는 자기가 자라난 나자렛에 가셔서 안식일이 되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루가 4,16)
......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하기 짝이 없다. 자신이 참으로 좋아하던 일인데도 얼마 지나면 싫증을 내고 하기 싫어하고, 또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고 마음에 들어하던 것인데도 얼마 지나면 내팽개치고 새로운 무엇을 쫓아간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꾸만 많아지는 것이 물건들인데 그 중에서도 옷 종류가 자꾸만 많아진다. 이런 저런 기회로 얻어 입게된 것들이다. 그런데 정작 내가 즐겨 입는 옷은 단 몇가지 뿐이다. 그 중에서도 수도복이 참으로 편안하다. 몇년을 계속 입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20여년 동안 수도복을 한번 바꾸기는 했지만 정말 아무리 오래 입어도 싫증 나지 않는 옷이 수도복이다. 아니, 오히려 오래된 옷일수록 더 정감이 간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기도하고 미사하고 청소하고 밥먹고 좀 쉬다가 이런저런 일을 처리하고 강의를 준비하고 만나야 할 사람 만나고 낮기도하고 점심먹고 또 좀 쉬다가 이런저런 일을 하고 묵상과 저녁기도를 하고 저녁을 먹고 좀 쉬고 형제들과 대화하고 말씀 묵상하고 TV News 보고 때론 김또깡(?)도 보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이 삶이 때론 마음에 안들 때가 있다. 가끔 <야, 이렇게 사는 게 수도생활인가?>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
주일이 되면 의례 성당에 가고 월요일이면 아침미사 가고 화요일에는 저녁미사 수요일에는 레지오 목요일에는 주부미사 금요일에는 ... 봉사 토요일에는 구역모임...
이렇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의구심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
아침먹고 바쁘게 출근하고 하루종일 열심히 직장생활하고 저녁에 돌아와 씻고 좀 쉬다가 TV 보고 가끔씩은 외식하고 가끔씩은 친구만나 술한잔 하고...
이렇게 사는 것이 인생인가 하고 의구심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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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 늘 그렇고 그런 일상 이것을 성화시켜야 한다. 이 일상이 나를 성장시키는 길이고 구원의 길임을 믿어야 한다.
예수님께서도 안식일(주일)이 되시자 늘 하시던 대로(매 주일) 회당(성당)에 들어가시지 않았는가?
일상 안에서 때가 온다. 주님의 영이 내리는 때가 온다. 그 때를 기다리라. 그 때가 오면 모든 것이 열리리라. 깨달음의 때가 오리라.
깨달음은 이렇게 일상을 통해서 온다. 오늘은 나에게 그 영이 내리는 <오늘>이길 기도한다. 희망한다. 그리고 나 아닌 너에게도 그 영이 임하시길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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