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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훈아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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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2-08 조회수2,502 추천수33 반대(0) 신고

2월 9일 연중 제5주일-욥기 7장 1-4절, 6-7절

 

"잊지 마십시오. 이 목숨은 한낱 입김일 뿐입니다. 이 눈이 어찌 다시 좋은 일을 보겠습니까?"

 

 

<나훈아의 사랑>

 

수녀님들의 연례피정 강의 때문에 한적한 시골에서 지내다가 우연히 "아침마당"이란 TV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습니다. 마침 오늘 "아침마당"은 장수 프로그램임을 자축하는 특별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한 사연을 다시 한번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작년 연말에 출연했던 한 부부의 가슴 찡한 스토리였습니다. 중년기에 접어든 아내는 생각지도 못했던 유방암 진단을 받고 종양제거수술을 받고 투병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악성 종양제거 수술은 수술후의 노력이 아주 중요하지요. 강한 투병의지, 꼭 회복되겠다는 굳은 신념,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치료,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리하지 말아야 하며, 환자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족들은 무엇보다도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하며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겠지요.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남편은 수술을 끝내고 회복실로 들어가는 아내를 바라보며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 결심은 다름 아닌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아내의 아침밥상은 내가 직접 차려주겠다"는 결심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번도 어김없이 잘 실천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남편이 차린 밥상을 처음 받을 때 부인의 심정이 어떠했겠습니까? 아마도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나왔겠지요.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자신을 향한 남편의 극진한 사랑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아내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그래서 기꺼이 남편이 차려준 밥상을 받았습니다.

 

두 분의 스토리를 통해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진실한 사랑은 어려울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남편의 각별한 사랑에 힘입어 이제는 건강이 많이 회복된 듯 환한 얼굴의 아내는 행복에 겨운 목소리로 이렇게 고백하고 있었습니다. "이제서야 느끼는 것인데, 저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저의 반쪽이랍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에서는 극심한 피부병으로 인해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던 욥이 너무도 고통스러웠던 나머지 이렇게 외칩니다.

 

"누우면 <언제나 이 밤이 새려나.> 하고 기다리지만, 새벽은 영원히 올 것 같지 않아 밤이 새도록 뒤척거리기만 하는데, 나의 나날은 베틀의 북보다 빠르게 덧없이 사라져 가고 만다네. 잊지 마십시오. 이 목숨은 한낱 입김일 뿐입니다. 이 눈이 어찌 다시 좋은 일을 보겠습니까?"

 

욥의 고백처럼 사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잠시 지나가는 세상입니다. 20대가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40대요 60대지 않습니까? 우리의 이 세상, 사랑만 하고 살아도 짧기만 한 세상입니다. 미워하고 반목하고 저주하고 싸울 시간이 없습니다.

 

오늘 하루 우리 서로 특별히 가장 가까이 살아가는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이 되어주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정면으로 맞서기보다는 상대방의 쓸쓸한 뒷모습에 가슴아파하며 포근히 감싸줄 수 있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아침마당에 다정한 모습으로 출연했던 두 사람은 나훈아의 "사랑"이란 노래를 부르면서 피날레를 장식했습니다. 비록 유행가 가사지만 노랫말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요.

 

이 세상에 하나밖에 둘도 없는 내 여인아

보고 또 보고 또 쳐다봐도 싫지 않은 내 사랑아

행여 당신 외로울 때 내가 당신 친구가 되고

행여 당신 우울할 때 내가 당신 웃음주리라

온 세상을 다 준다해도 바꿀 수 없는 내 여인아

잠시라도 떨어져서 못 살 것 같은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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