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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무도 당당하고 너무도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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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4-03 조회수2,530 추천수40 반대(0) 신고

4월 3일 사순 제4주간 목요일-요한 5장 31-47절

 

"너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너무도 당당하고 너무도 아름다운>

 

요즘 KBS 2 채널에서 5부작으로 방영되고 있는 인간극장 "지선아 사랑해"가 사람들 사이에서 단연 화제입니다.

 

지난 2000년 7월 30일 밤 11시 30분 한강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음주운전자에 의해 6중 추돌의 대형 교통사고가 났었지요. 이 사고의 최대 피해자는 당시 23살의 여대생 지선이였습니다. 차량 추돌로 인한 화재로 그녀는 전신 55%의 화상을 입었는데, 이 정도 화상은 4-5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중상이어서 의사들마저도 포기했었답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다가 기적처럼 살아났지만 지선이는 상반신 전체에 화상 자국이 남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얼굴은 형체도 알아 볼 수 없게 되었고, 손가락까지 절단해야만 했습니다.

 

얼굴 전체의 화상을 입은 화상 환자들의 경우 대개 자살을 생각한답니다. 그러나 요즘 지선이는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합니다. 거리에서 처음 지선이를 만나는 사람들은 뒤돌아 서서 한번 더 그녀의 모습을 확인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심리치료사가 되려던 꿈을 가지고 있었던 지선이는 요즘 자신의 홈페이, "주바라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즘 지선이의 홈페이지에는 하루평균 5,000명 이상의 팬들이 글을 남기고 가는가 하면 셀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지선이의 홈페이지를 통해 힘과 용기를 얻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된 지선이를 사랑하는 사람들, "지사모" 회원들은 지선이를 만나고 싶어 모임까지 만들었답니다.

 

지나간 세월이 너무나 고통스러웠기에 이제는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는 지선이는 이런 상태로라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은 하느님과 가족이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애절한 하느님의 사랑, 한결같은 가족애가 지선이를 일으켜 세웠고, 그 힘으로 지선이는 너무도 당당하고 아름답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선이의 환한 얼굴을 바라보며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원동력, 사람을 절망상태에서 일으켜 세우는 원동력은 사랑뿐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무리 사랑을 주어도 그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 유다 백성들의 냉담함 앞에 가슴아파 하십니다. "너희에게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구나. 너희는 나에게 와서 생명을 얻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며 안타까워하십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그것이 인간을 향한 사랑이든 하느님을 향한 사랑이든 사랑이 있으면 죽음의 골짜기에서도 희망을 지닐 수 있습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사랑과 연민의 하느님, 위로와 자비의 하느님이란 사실을 온 몸으로 체험했던 지선이었기에 그 고통의 세월을 의연히 견뎌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끔찍했던 세월을 견뎌내기 위해 지선이는 얼마나 오랜 시간 하느님 앞에 앉아있었겠는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느님과 나누었겠는가? 상상이 갑니다.

 

"하느님을 정말 사랑한다"고 말만 해놓고 나는 과연 얼마나 그분 앞에 앉아 있었던가 생각하며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 내 하느님" 외치지만 하루 몇 분이나 그분 생각에 가슴 뛰는지? 부끄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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