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다녀오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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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기은 | 작성일2003-04-27 | 조회수1,248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얼굴이 달덩이같이 둥글고 귀여운 재민이(세화여중 1학년)는 그림 그리고 갈때 문밖에 나가서서 꼭 ’안녕히 계세요’대신 삐죽 웃으며 ’다녀오겠습니다’를 하는 것입니다. 매번....(참고로 재민이는 AB형) 지난번 어느날에도 너무 몸이 힘들고 아프고,짜증이 나고,말 한마디하기도 싫은 상태인데 계속 설명해가며 그림 그려주고를 반복해야 했던 날입니다.
처음에는 이이들에게 상냥하고 품위있게 하다가, 급기야는 소리지르면 분위기 썰렁해지면서 조용한 공기 감돌고, 잠시... 아니면 갈때까지, 그 분위기로 끌고 갈 때도 있습니다. 풀어주면 금새 깔깔거리는데... 그날도 계속 썰렁한 기운 감돌도록 끝까지 끌고 가다가 보내는데,다른 여학생들은 보통대로 인사하고 먼저 내려갔는데, 고재민 그 아이는 계단 안 내려가고 잠시 뜸 들이더니,히죽이 웃으며,내 눈치를 살피고는,또 전에 하던대로,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럴때 피로가 사라지는듯하며 환한 웃음이 나옵니다.
어제 저녘 여중생 둘이 마지막까지 수다 떨며 그리는걸 억지로 보내고.. 내일 야외 스케치 풍경화 연습이 있어서 토요특전미사(역삼동)에 늦게 갔기 때문에 뒤에 앉았는데,중고등부 학생들이 제대위에서 하는 이쁜 율동 모습을 보니 재민이가 생각나고 ’다녀오겠습니다’가 연상되면서 ㅋㅋ 웃음이 나오는 겁니다.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것이 행복하느니라"를 또다시 마음깊이 체험한 토요특전 학생미사 였습니다 영성체때 줄서서 나가는데,낯익은 어느 자매님이 계셨습니다 성체모시고 잠시 생각에 잠기고...나이는 나와 비슷하게 보이는데 볼때마다 힘들어 보여서 돈을 조금 주고 싶어졌습니다 미사후에 그 자매님과 이야길 하는데 결혼 안 했고.혼자 사는데,힘들다고 하면서 옛날 저의 모습, 아들이름을 다 기억해주고 7년전에 만원 준걸 고마워했습니다 세월이오래됨을 잊고 그 자매에게 다가가서 삼만원 건네고 나니,참 이쁜 성령기도(방언)를 해석도 달아서 해 주었습니다
늘 새돈 5~10만원을 가지고 다니는데,길에서 누구 만나면 주려고...아픈 수녀님이나 끼니때가 지나서 시장해보이는 수녀님이나 스님들...께 드리면,안 받으실 것 같아도, 고맙게 잘 받으시고,또 저는 드리고 나면 더욱 감사하게 생각됩니다 한동안 돈이 없어 보아서 잘 알기 때문에, 늘 모자라는 돈이지만 새돈을 갖고 다닙니다
......길 건너서 골목길 들어서니 조계종 청량사의 연등에 불이 밝혀져 마음을 환히 비쳐주고 있었습니다 현대식 건물 절 앞에서 서성이다가 봄비 끝자락에 묻어있는 라일락 꽃향기에 매료되어 집으로 왔습니다 맨발의 예수님께 감사드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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