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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선필 쪽지 캡슐 작성일2003-05-02 조회수1,588 추천수13 반대(0) 신고

요한 6 1-15절을 읽고 느낀 작은 생각입니다.

 

 저는 제 주위에서 보고 있는 신부님들이나 수사님들을 보면 감탄사를 연발하곤 합니다. 너무나도 다양하고 끼있는 능력들이 많으시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어떤 수사님을 보면 못하시는 악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기타는 기본이고, 베이스에 드럼에 피아노까지... 우와!  저 개인적으로는 이제야 기타를 배우고 있는 입장이기에 입이 허벌레 벌어집니다.

 그런데 또 어떤 수사님을 보고 있노라면 아이들과 함께 할때 그 아이들의 주의를 꽉잡는 그런 카리스마적인 것에 매료되기도 합니다. 그럴때마다 말수도 별로 없고, 그렇다고 뭐 재미있는 이야기나 놀이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저는

 

 '정말 아이들을 재미있게 해줄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재능인가!'

 

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이번 주일에 저는 제 동기 수사님들과 더불어 소년원에 천주교반 친구들을 만나러 갑니다. 그런데 제가 그 친구들과 함께 할 프로그램의 일부분을 맡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아서 수도원에 왔는데, 이제껏 아이들 앞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해본 경험은 거의 없는 저이기에, 괜실히 가슴이 떨리고 어떻게 아이들앞에 나설까 고민을 해보기도 합니다.

 

 '아이들 앞에 서면, 우선 박수 세번으로 시작하자. 그리고 주위가 집중이 되면 성호경으로 기도를 시작하는 거야. 그리고 내 소개를 하구...'

 

 제 머릿 속에서는 이제 어떤 멘트를 할지 다양한 의견들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주일이 긴장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들을 하던 중에 오늘 복음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남자만해도 5,000명이나 되는 그 많은 사람들의 수효에는 아랑곳하지 하지 않으시고, 지금 주어져 있는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감사의 기도가 이루어낸 기적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그 조그마한 것을 감사하게 될때 그것이 비록 조그마하고 초라할지라도 그것을 영광스럽게 변화시켜주시는 하느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별다른 재능이 없는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제가 저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게 될때, 하느님께서는 놀라우신일들을 행하실 것이라는 메아리가 마음 속에 잔잔히 울려퍼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일들을 가만히 돌이켜 보았습니다. 또한 비록 주어진 것이 별로 없더라도(있지만 발견을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으로 감사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이제 다시 이번 주일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얼마 전 보다는 좀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냥 잘 안되더라도 제 나름대로 할수 있는 거끼까지 감사하며 해볼려고 합니다. 혹시 알겠습니까? 하느님께서 우리 소년원 친구들에게 놀라운 일을 행하실지 말입니다.

 

 소년원과 분류심사원 친구들을 위해 신자 여러분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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