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학교아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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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3-05-14 | 조회수1,941 | 추천수26 | 반대(0) 신고 |
5월 15일 부활 제4주간 목요일-요한-13장 16-20절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내가 보내는 사람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고 또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인다."
<학교아빠>
스승의 날을 맞아 저희 아이들 위해서 늘 수고하시는 자원봉사 선생님들에게 드릴 책을 고르다가 정말 감동적인 책 한 권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학교아빠"입니다. 저자는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전원하 선생님이십니다.
학년초 학생들과의 첫 만남 때마다 선생님은 이런 말로 일년을 시작하십니다. "내가 오늘부터 1년 동안 너희 아빠다. 너희들은 모두 형제간이며, 슬픔도 기쁨도 함께 한다. 앞으로 우리의 인사는 <사랑해요>다."
교실 창문 너머 들리는 뻥튀기 장수 소리의 "뻥" 소리를 듣고는 지갑을 꺼내며 "얼른 사와, 나눠 먹자"는 등 따뜻하고 넉넉하고 감동적인 선생님의 이야기로 가득한 책입니다.
전선생님은 세상의 모든 교육자들을 향해 이렇게 외칩니다. "아이들이 마음을 열지 않는다고요? 딱 한번만 그들의 편이 돼 일단 망가져 보십시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다음 한 말씀하시는데,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다"고 강조하십니다.
여기서 "나"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결국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예수님, 우리 죄인을 위해 삶의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신 겸손의 예수님을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교육자가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은 아이들의 기선을 제압하고 제왕처럼 아이들 위에 군림하는 순간이 아니라 겸손하게 아이들 밑으로 내려가는 순간, 괴롭지만 아이들 사이에 함께 하는 순간입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며 부족하나마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하느님께 감사 드렸습니다.
오늘 하루만 해도 아이들로 인해 속상했던 사건들이 여러 건수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지내는 것이 너무도 행복합니다.
총체적 실패라고 밖에 볼 수 없는 한심스러운 현 교육 시스템 안에서 우리 선생님들의 마음 고생 역시 보통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선생님들이 열악한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시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겸손하게 아이들 밑으로 내려가셔서 아이들을 섬기는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포기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오늘 하루 세상의 모든 선생님들이 자신들에게 맡겨진 아이들을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로 여기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존재의 이유, 삶의 첫째가는 기쁨으로 여기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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