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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눈물로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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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5-24 조회수2,751 추천수24 반대(0) 신고

5월 25일 부활 제6주일(청소년 주일)-요한 15장 9-17절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눈물로 쓴 편지>

 

많은 본당에서 오늘(24일) 저녁 성모의 밤 행사를 준비하셨을텐데...바람이 세게 불고 비가 와서 마음고생들이 많으셨지요?

 

저희 수도원에서도 오늘 저녁 아이들과 함께 조촐한 성모의 밤 행사를 가졌습니다. 다행히 저희는 미리 일기 예보를 확인했었기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무난히 잘 마쳤습니다.

 

준비한 편지글, 성가, 연극, 연주 등으로 다들 성모님께 기쁨을 드리고자 노력했지요. 저는 맨 앞줄에 앉아서 성모님을 향한 아이들과 수사님들의 정성을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성모님 역시 그윽한 미소를 지으며 흐뭇해하셨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여러 순서 중에서 가장 제 마음을 흔들어놓았던 것은 한 아이의 "성모님께 드리는 편지"였습니다. 내용이 얼마나 마음을 안쓰럽게 하던지 여기저기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요즘 저도 슬슬 갱년기에 접어드는지 전에 없던 눈물방울이 눈에 맺혔습니다.

 

"성모님, 저는 어머니가 안 계십니다. 어디에 계시는 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런 어머니가 너무도 미웠고, <내 앞에 나타나더라도 반겨주지 않을 것이다>라는 결심을 할 정도로 어머니라는 존재를 증오했습니다. 크면서 어머니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놀림도 많이 받았지요. 그렇게 많은 아픔을 가지고 저는 이곳 살레시오에 왔습니다.

 

하지만 신부님, 수사님들을 만나면서 저는 하느님과 성모님을 알게 되었고, 점차 아픔을 치료해 나갔습니다. 세례를 받아 신자가 되었고, 저는 <마음의 어머니>가 계셨다는 것을 점차 느끼게 되었습니다. 바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모님 당신이십니다. 성모님을 어머니로 모시면서부터 그 동안 혼자서 아파하고 있던 슬픔들이 하나 둘씩 없어졌습니다. 성모님께 저의 어려움과 슬픔을 말씀드릴 때마다 성모님은 저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성모님을 저의 어머니로 모시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가슴아픈 아이의 고백을 들으면서 엄마의 부재, 엄마의 결핍으로 인해 언제나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우리 아이들을 성모님께서 당신의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져주시기를 진심으로 기도 드렸습니다.

 

오늘 부활 제6주일이자 청소년주일입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우리 청소년들이 마음 편한 하루, 기분 좋은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우리 부모님들, 오늘 하루만이라도 우리 청소년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하루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시면 좋겠습니다.

 

한국 청소년들의 현실은 암담하기만 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도 팍팍하지요. 한국 청소년들의 삶이 팍팍하다는 것은 세계가 다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언젠가 유럽의 한 방송국에서 "세상이 이런 일이 다"라는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고3 청소년들의 일과를 소개했다고 하지요.

 

다음의 청소년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참고하셔서 오늘 하루 우리 청소년들에게 기분 좋은 말만 골라서 하는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청소년들이 부모에게 듣는 말 중에서 가장 자존심 상하는 말들

1위: **반만큼만 해봐라(다른 집 아이들과 비교)

2위: 넌 누굴 닮아서 그러니?

3위: 미친*, 병신, 식충이 등과 같은 심한 욕설

4위: 학교 때려치우고 공장이나 가라

5위: 자식이 아니라 웬수

 

청소년들이 부모로부터 가장 듣고 싶은 말들

1위: 우리 **최고야

2위: 우리 **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것 알지?

3위: 누가 뭐래도 나는 널 믿어

4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5위: 공부하느라 힘들지?

 

성장기에 있는 자녀들을 두신 부모님들, 이 한가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의 첫째가는 소원은 미우나 고우나 엄마가 늘 집에 있는 것이랍니다.

 

자녀교육 성공의 첫 번째 비결은 아이가 등교할 때 한번 꼭 안아주면서 "잘 다녀 오라"고 먼저 인사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비결은 학교를 마친 아이가 집 앞에 와서 초인종을 누를 때 반가운 목소리로 출입문을 열어주는 일입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우리 청소년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하루, 그래서 그들 특유의 천진난만함과 기쁨을 회복하는 하루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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