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햇살이 눈부신 날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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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3-06-02 | 조회수2,447 | 추천수29 | 반대(0) 신고 |
6월 3일 화요일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요한 17장 1-11절
"나는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겨 주신 일을 다하여 세상에서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냈습니다."
<햇살이 눈부신 날은>
예수님 지상생활의 결론은 하느님의 뜻에 대한 철저한 순명을 통해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종은 어쩔 수 없이, 혹은 죽지 못해 하는 순종이 아니라 기쁨으로 충만한 순종이었습니다.
공생활을 마쳐가던 무렵, 예수님께 다가온 상황은 철저하게도 사면초가의 상황이었습니다. 고통의 도가 너무 지나쳐 인간적으로 도저히 견디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십니다. 이런 측면에서 예수님은 철저하게도 낙관주의자였습니다.
기쁨의 순간이 다가올 때면 그 순간을 최대한 즐길 줄 아셨습니다. 슬픔이 다가올 때면 그 슬픔 안에 담겨있는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을 읽을줄 아셨습니다. 마침내 죽음이 다가왔을 때, 그 죽음 안에 담겨있는 새 생명의 씨앗을 보시고 기꺼이 받아들이셨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신 것입니다.
아버지께 대한 순명의 삶이란 실패나 좌절 가운데서도 부단히 희망하는 낙관적인 삶이라고 보면 거의 정답입니다.
교회 잡지 안에 "공동선"이란 잡지가 있는데, 이 잡지의 편집장으로 계시는 한상봉 선생께서 언젠가 이런 글을 교회 신문에 쓰셨는데, 참으로 공감이 가는 말씀이어서 소개합니다. 세상 만사를 비관적으로 보지말고 일단 좋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요지의 글이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십시오> 하고 새해가 오면 인사들을 하는데, 이는 고통은 하나도 없이 매일 좋은 일만 생기라는 말이 결코 아닙니다. 매일 고통스럽더라도 매일을 좋은 날로 삼으라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산골짜기에 살다보니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산길이 막힐 때가 있는데, 이럴 때 열 받지 말고, 이럴 때는 며칠을 두고 눈이 녹을 때까지 자기를 바라보는 즐거움을 창조하라는 전갈로 여기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햇살이 눈부시면 몸을 움직여 땔감을 마련하고 그리운 사람들을 찾아 나서라는 전갈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아기가 울면 시끄럽다고 짜증낼 것이 아니라 세상에 한 목숨이 살아있음을 기뻐하라는 것입니다.
다툼이나 불편, 고통이 생기면 땅에 엎드려 겸손을 배우라는 은총의 순간임을 알아차리라는 것입니다.
결국 <좋은 날>이란 물질적 이득, 만사형통, 운수대통만을 기대한다거나 물질적인 이득만을 챙기는 날이 아니라 우연적인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만사를 나의 영적 성장에 이바지하도록 돕는 날이란 뜻으로 새겨 읽으라는 말입니다.
아침마다 좋은 날을 기대하며 눈뜨는 자는 행복합니다."
지난 날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그 숱한 선물들을 기억해보십시오. 참으로 놀라운 은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각자 인생의 역사는 흘러 넘치는 하느님의 자비와 인내, 축복과 사랑의 역사였습니다. 좋은 것들을 그토록 흘러 넘치도록 많이 받았으니, 이제 아버지께서 우리 영혼의 성장을 위해서 주시는 고통의 가시밭길, 시련의 쓴잔이나 십자가, 죽음마저도 기쁘게 받아들여야하지 않겠습니까?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이란 하느님의 뜻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순명하는 삶이며, 그런 삶은 철저하게도 낙관적인 삶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우리가 조금만 마음을 관대하게 먹는다면 매일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상황, 사건, 사람들이 다 은총이자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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