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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의 향기 (부활7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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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6-05 조회수1,321 추천수8 반대(0) 신고

◎ 2003년 6월 5일 (목) -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성 보니파시오(673-754) 주교 순교자 기념일

 

[오늘의 복음]  요한 17,20-26

<이 사람들을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그 때에 [예수께서 하늘을 우러러보시며 기도하셨다.]

20) "나는 이 사람들만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를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21)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이 사람들도 우리들 안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 그러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될 것입니다.

22)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나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23) 내가 이 사람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신 것은 이 사람들을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세상으로 하여금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이며 또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이 사람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24) 아버지,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기신 사람들을 내가 있는 곳에 함께 있게 하여 주시고 아버지께서 천지창조 이전부터 나를 사랑하셔서 나에게 주신 그 영광을 그들도 볼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25) 의로우신 아버지, 세상은 아버지를 모르지만 나는 아버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도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6) 나는 이 사람들에게 아버지를 알게 하였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나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의 향기]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제자들도 하나 되게 하소서. 그들을 세상의 악으로부터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시며, 그들도 진리를 위하여 몸 바치게 하소서." <대사제의 기도> 2부(9-19절)의 요약이다. 오늘은 예수께서 "나는 이 사람들만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를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20절) 라는 말로 제자들뿐 아니라 제자들의 증언을 듣고 믿게 될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신다.

 

<대사제의 기도> 3부(20-26절)의 내용은 그들 역시 아버지와 아들의 하나임을 본받아 하나가 되는 것이며,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을 깨달아 그 안에 머물러 있기를 비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들도 제자들의 무리와 하나가 되어 또 다른 제자들이 되는 것이다. 그들도 제자들이 되면 자동적으로 <대사제의 기도> 2부의 기도내용을 적용 받게 된다. 즉, 그들은 또 다른 제자로서 세상에 파견되어 예수를 증언할 것이며, 이들의 증언을 통하여 또 다른 이들이 예수를 믿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것은 다름 아닌 <믿음 공동체>의 성장원칙이다. 이 원칙은 마태오복음이 전하는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으로 더욱 더 확실해진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9-20) 세상 사람들을 모두 예수의 제자로 삼아야 하는 목적은 모든 사람들이 아들이 있는 곳에 함께 있게 하기 위함이며, 아버지께서 천지창조 이전부터 아들에게 주신 그 영광을 그들도 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예수께서는 미래의 자기 교회를 내다보시면서, 모든 세기를 통하여 당신께 신앙을 고백하는 모든 이들의 일치(一致)를 위하여 기도하셨다. 모두가 하나되길 청하시는 예수님의 기도에 서명(署名)하지 못할 사람은 우리 중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과 교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세상은 체제와 이념(동서의 장벽)으로 갈라져 있고, 가난과 낭비(남북의 장벽)로 갈라져 있다. 교회 안에서도 일치의 충만함은 좀처럼 느껴지지 않고 있다. 주교와 사제, 사제와 신자, 그리고 신자와 신자 사이의 불신과 분열의 양상이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바닷가 모래알만큼 많은 교회들 또한 저마다 각각이다. 오늘날 예수를 믿는다는 그리스도 교회는 그 안팎으로 적지 않는 분열과 다툼, 시기와 질투, 긴장과 대립, 불만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더 평화와 일치를 갈망하는 것이다. 혹자는 일치(一致)를 부르짖고, 혹자는 다양성(多樣性)을 운운한다. 그러나 교회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를 믿는 교회들의 일치는 주님께서 바라시고 기도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이며, 교회자체의 본성적 특성에 속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의 분열은 교회 본성에 대한 위반이다.◆

 

[오늘날 우리 가톨릭 교회 안에서도 적지 않은 불신과 분열의 양상을 봅니다. 이는 예수님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통상 사제와 신자, 신자와 신자 사이의 이해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교회의 모든 구성원은 그리스도의 <믿음 공동체>가 사회의 여느 <이해 집단>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각성을 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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