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산책 (연중11주간 금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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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 작성일2003-06-19 | 조회수1,424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 2003년 6월 20일 (금) - 연중 제11주간 금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6,19-23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9) "재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땅에서는 좀먹거나 녹이 슬어 못 쓰게 되며 도둑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간다. 20) 그러므로 재물을 하늘에 쌓아 두어라. 거기서는 좀먹거나 녹슬어 못 쓰게 되는 일도 없고 도둑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가지도 못한다. 21)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22) 눈은 몸의 등불이다. 그러므로 네 눈이 성하면 온몸이 밝을 것이며 23)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몸이 어두울 것이다. 그러니 만일 네 마음의 빛이 빛이 아니라 어둠이라면 그 어둠이 얼마나 심하겠느냐?"◆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오늘 산상설교의 테마는 재물(財物)이다. 예수께서는 재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고 하늘에 쌓아 두라고 가르치신다. 땅위에 쌓아둔 재물은 좀과 녹과 도둑의 대상이 되지만 하늘에 쌓아둔 재물은 안전하다는 것이다.(19-20절) 어떤 부자(富者)들은 "나는 내 재산에 좀먹지 않도록 좀약도 걸어두었고, 녹슬지 않도록 기름도 쳐놓았으며, 도둑이 들지 않도록 첨단경호시스템을 설치해 놓았으니 걱정일랑 붙들어 매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혹자는 "내 재산은 은행에 들어 있으니 걱정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재물이 있는 곳에 생각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있다는 것이다.(21절) 재물에 마음을 빼앗긴다면 실로 모든 것을 잃은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재물에 마음을 두는 것은 곧 재물에 눈이 어두운 것과 같다. 몸값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예수께서는 사람의 마음을 눈에 비유하신다.(22절) 눈이 몸의 등불이듯이 마음은 영혼의 등불이다. 재물에 눈이 어두워지면 마음까지 어두워지는 것은 뻔한 일, 영혼을 밝혀야 할 마음의 빛이 빛이 아니라 어둠이라면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하겠는가 말이다.(23절)
그러므로 마음의 빛을 영혼에 비추며 사는 방법은 재물을 하늘에 쌓아두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하늘에 재물을 쌓는 것일까?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왜 재물을 주시는지를 생각해 보면 될 일이다. 재물은 "쌓아두라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재물은 "쓰라고" 주어진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만나" 이야기를 읽어 보라. 야훼께서 모세에게 "이제 내가 하늘에서 너희에게 먹을 것을 내려 줄 터이니, 백성들은 날마다 나가서 하루 먹을 것만 거두어들이게 하여라"(출애 16,4)고 분부하였지만, 모세의 당부를 어기고 내일 양식을 걱정한 "그들이 남겨 둔 것에서는 구더기가 끓고 썩는 냄새가 났다"(16,20)고 하였다. 이렇게 재물은 모아두는 것이 아니라 쓰는 것이다. 우리가 창고나 금고나 은행에 모아둔 재물에도 구더기가 끓고 썩는 냄새가 나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우리는 오늘도 내 인생(人生)의 하루를 하느님께로부터 선물로 받았다. 인생은 이런 하루를 모아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사용함으로써 이루어진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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