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산책 (연중12주간 목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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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 작성일2003-06-26 | 조회수1,374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 2003년 6월 26일 (목) -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7,21-29 <반석 위에 세워진 집과 모래 위에 세워진 집>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1) "나더러 ’주님, 주님’ 하고 부른다고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 22) 그 날에는 많은 사람이 나를 보고 ’주님, 주님!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또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행하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할 것이다. 23) 그러나 그 때에 나는 분명히 그들에게 ’악한 일을 일삼는 자들아, 나에게서 물러가라.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고 말할 것이다." 24) "그러므로 지금 내가 한 말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은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슬기로운 사람과 같다. 25) 비가 내려 큰물이 밀려오고 또 바람이 불어 들이쳐도 그 집은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무너지지 않는다. 26) 그러나 지금 내가 한 말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27) 비가 내려 큰물이 밀려오고 또 바람이 불어 들이치면 그 집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28)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자 군중은 그의 가르침을 듣고 놀랐다. 29)그 가르치시는 것이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권위가 있기 때문이었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6월 예수성심성월의 마지막 주간에 부산을 떠나 다른 곳에서 며칠을 지내는 일이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다. 6월 중순부터 하순에 이르러 학기말 시험이 끝나면 대학들은 일제히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부산가톨릭대학(신학과, 간호학과)이 지산대학과 통합하여 <부산가톨릭대학교>라는 종합대학으로 거듭나던 2000년부터 교목처는 기말고사가 끝나는 6월 마지막 주간에 학생들을 위한 하계봉사활동과 수련회를 주관해 왔다. 처음엔 30명의 학생들과 소록도를 갔었는데, 워낙 많은 곳에서 봉사활동을 오는 터라 도착한 첫날, 별다른 환영을 받지 못했다. 5일간의 활동을 마치고 눈앞에 보이는 녹동으로 향하는 배를 타려고 할 때, 복지과장님께서 내년에도 꼭 와달라고 부탁하셨다. 2001년도 3월에 소록도에서 재차 오라는 연락이 왔었지만, 6월 마지막 주간에 우린 부산교구 밀양성당 송백공소와 주변 농가와 과수원으로 가서 열심히 봉사했다. 그 해 가을엔 송백공소 농가에서 학교로 햇과일들도 보내왔다. 동봉한 쪽지에 내년에도 꼭 와달라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2002년도에는 안동교구 풍양공소에 진을 치고 그곳 농가와 비닐하우스 일을 도왔다. 새벽에 일하고, 점심 먹고 미사를 드리고 또 일터로 나가고 저녁땐 월드컵 축구 준결승 응원에 목소리를 한데 모았던 우리 학생들, 마지막 날엔 주민들과 삼겹살 파티를 벌이며 내년에 또 보자고 했는데 ... 오늘은 학교 버스 두 대로 59명의 학생들과 교목처 유수녀님, 교목처 마리아 조교선생님, 의무실 젬마 선생님과 함께 산청성심원에 왔다. 학생들 중에는 가톨릭신자도 있고, 개신교, 불교 신자도 있으며 비신자도 있고, 나보다 나이 많은 학생도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하나가 되어 활동하고, 미사를 드리고, 기도한다.
자랑 같지만 지난 3년 동안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하계봉사활동은 참다운 봉사활동이었다고 자부한다. 말로만 하는 그런 활동이 아니라 말없이 몸으로 실천하는 활동이었다. 그래서 난 학생들에게 참으로 감사한다. 처음 시작하던 그 때 그 아이들은 어느덧 4학년이 되어 실습이다, 취업이다 해서 함께 오지 못하였지만 그들이 세운 전통은 그 다음 아이들 속에 살아 있음을 본다. 지난 세 번의 봉사활동 기간 중에 우리 학생들과 함께한 시간들은 서로에게 소중한 추억이요 전통이 되었다. 오늘도 그 추억이 만들어져 간다. 학생들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내일의 활동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난 지금 이곳 성심원 <작은형제회>의 배려로 이 글을 쓰고 있다.
진복선언으로 시작된 산상설교(마태 5-7장)는 오늘 예수님의 엄중한 경고와 함께 그 끝을 맺고 있다. 하느님의 뜻은 연구나 강론이나 청취만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다. “슬기로운 사람”, 그는 예수님의 출현으로 시작된 메시아 시대의 징표를 깨닫고 정확히 몸과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는 반석 위에 집을 짓는다. “어리석은 사람”, 그는 아무 것도 예견하지 못하고 오직 자기만을 위해서 산다. 그가 자기만을 위해 쏟아 부은 세월들은 마지막에 가서 모두 허사가 되고 만다. 그는 모래 위에 집을 지었기 때문이다. 반석과 모래의 기준은 하느님의 뜻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실천 하느냐는 것이다. 비가 내리고 큰 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닥친다는 말은 현실적 의미의 시련을 뜻하기도 하겠지만 그리스도의 종말론적 통치를 뜻한다. 미구에 들이닥칠 그리스도의 종말론적 통치 앞에 반석 위의 집은 굳건하여 번창하겠지만, 모래 위의 집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7,12)◆[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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