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산책 (베드로와 바오로사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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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 작성일2003-06-29 | 조회수1,652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 2003년 6월 29일 (일) -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 교황주일
[오늘의 복음] 마태 16,13-19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13) 예수께서 필립보의 가이사리아 지방에 이르렀을 때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하더냐?" 하고 물으셨다. 14) "어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라 하고 어떤 사람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자들이 이렇게 대답하자 15) 예수께서 이번에는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16)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시몬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하자 17)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시몬 바르요나, 너에게 그것을 알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이시니 너는 복이 있다. 18) 잘 들어라.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 19)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베드로의 열쇠와 바오로의 칼
오늘은 우리 그리스도교를 바치고 있는 두 기둥인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를 공경하는 대축일이며, 초대 교황 베드로의 좌(座)를 이은 266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78-현재)를 위해 기도하는 교황주일이기도 하다.
오늘 대축일의 가장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설명은 미사의 고유 감사송에 잘 나타나 있다: "주님께서는 저희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의 축일을 지내며 기뻐하게 하셨으니 베드로는 신앙고백의 모범이 되고, 바오로는 신앙의 내용을 밝히 깨우쳐 주었으며, 베드로는 이스라엘 후손들 가운데에 초대 교회를 세우고, 바오로는 이방인들의 스승이 되었나이다. 두 사도는 이렇듯 서로 다른 방법으로 만백성을 그리스도의 한 가족으로 모음으로써 함께 그리스도인들의 존경을 받으며 같은 승리의 월계관으로 결합되었나이다."(감사송) 그렇다고 해서 사도 베드로는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신앙고백만 하고(16절), 사도 바오로는 베드로가 고백한 신앙의 내용을 밝히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무릇 신앙(fides)이란 신앙의 행위(fides qua)와 신앙의 내용(fides quae)을 다 포함한다. 따라서 신앙이란 행위(行爲)는 내가하고 내용(內容)은 네가 밝히는 것일 수 없다. 베드로는 베드로대로 바오로는 바오로대로 각자의 삶을 통하여 <소명-추종-선교-순교>의 온전한 신앙을 살았다. 단지 우리는 그리스도교 전체, 즉 신앙 전체를 떠받드는 두 기둥으로서 사도 베드로는 신앙행위(고백)의 모범이 되고, 사도 바오로는 신앙내용(신학)의 모범이 된 성인(聖人)으로 존경하며, 같은 월계관을 받아 쓴 분들로 알아모시는 것이다.
베드로와 바오로에 관한 중세기의 성화(icon, 聖畵)에는 베드로의 손에는 열쇠가, 바오로의 손에는 칼이 쥐어져 있는 모습이 자주 발견된다. 베드로의 손에 있는 열쇠는 그가 예수께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고백하자 예수께서 "너는 이제 베드로이니,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18절)라고 하시면서 직접 건네 준 것이다.(19절) 물론 쇠로 만든 열쇠를 실제로 주었다는 것이 아니라, 열쇠는 사도들 가운데 수위적(首位的) 역할과 직무를 의미한다. 베드로는 이 직무를 깨닫는데 생애 전부와 마지막 목숨을 그 값으로 지불하였다. 그 직무는 권위(權威)가 아니라 봉사(奉仕)였다. 바오로가 손에 든 칼은 자신의 죽음을 의미한다. 로마제국의 시민이었던 바오로는 목이 잘리는 참수형(斬首刑)을 받았다. 바오로는 그가 믿었고 전파하였던 그리스도를 죽음으로 증언한 것이다. 바오로의 칼은 엄격함을 의미한다. 불이 열광과 열정을 뜻한다면, 칼은 엄격함과 단호함을 뜻한다. 바오로는 사울이었을 때 유다교를 신봉하고 조상들의 율법을 지키는 데 누구보다 열정적이었고(갈라 1,14), 개종 후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데 있어서도 누구보다 뛰어났으며 열정적이었다.(2고린 11,23) 그렇다고 바오로가 열광주의자는 아니다. 그는 오히려 단호한 엄격주의자이다. 그래서 그의 손에 칼이 쥐어져 있는 것이다.
베드로의 열쇠와 바오로의 칼이 가지는 상징적 신앙의 태도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각자의 능력에 따라 참여한다. 열쇠는 열고 잠그는 데 필요하고, 칼은 자르고 가르는 데 필요함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누가 열쇠를 가졌다면 그 열쇠를 잠그는 데 쓰지 말고 여는 데만 쓰자. 그리고 누가 칼을 가졌다면 그 칼을 가지고 남을 자르고 가르는 데 쓰지 말고 자신의 신앙에 경고와 단호함의 도구로 쓰자.◆[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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