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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13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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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7-01 조회수1,666 추천수9 반대(0) 신고

◎ 2003년 7월 1일 (화) -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8,23-27

<예수께서 일어나서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시자 사방이 아주 고요해졌다.>

 

그 무렵 23) 예수께서 배에 오르시자 제자들도 따라 올랐다. 24) 그 때 마침 바다에 거센 풍랑이 일어나 배가 물결에 뒤덮이게 되었는데 예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 25) 제자들이 곁에 가서 예수를 깨우며 "주님, 살려 주십시오. 우리가 죽게 되었습니다" 하고 부르짖었다. 26) 예수께서 그들에게 "그렇게도 믿음이 없느냐? 왜 그렇게 겁이 많으냐?" 하시며 일어나서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시자 사방이 아주 고요해졌다. 27)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래져서 "도대체 이분이 누구인데 바람과 바다까지 복종하는가?" 하며 수군거렸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믿음이 필요한 배(boat)

 

오늘 복음의 테마는 예수께서 마치 바다와도 같은 갈릴래아 호수의 거센 풍랑을 가라앉힌 자연기적사화이다. 복음서가 보도하는 예수님의 기적사화는 크게 사람을 상대로 구제(救濟)하는 <구제기적사화>, 또는 <치유-구마기적사화>와 자연을 상대로 능력을 드러내는 <자연기적사화>로 대별된다.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예수께서 거센 풍랑을 대면하여 죽을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구제(救濟)하였다는 의미에서 이를 구제기적사화라고 할 수도 있다.

 

갈릴래아 호수는 둘레가 53Km, 깊이는 약 50m의 호수로서 호면(湖面)이 해면(海面)보다 212m 낮아 거센 풍랑이 잦았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갈릴래아 호수는 이스라엘의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쪽 헤르몬산(2,814m, 안티레바논산맥의 남단으로 시리아의 남서부에 위치)을 수원지(水源池)로 형성된 요르단강이 흘러 들어와 이루어진 호수이다. 호수에서 다시 시작하는 요르단강은 남쪽으로 흘러 호면이 해면보다 394m 낮은 사해(死海)로 들어간다.

 

오늘 복음의 기적사화를 자연기적사화로 보든 구제기적사화로 보든, 예수께서 기적을 행하신 측면에 매력을 느낀다면 마르코복음의 병행구절(4,35-41)을 읽어보는 것이 더 옳다. 이는 마태오의 의도는 마르코의 의도와 좀 다르다는 말이다. 마태오의 의도는 어제 복음의 테마였던 "예수를 따름"에 있다. 즉, "호수 건너편으로 가라"(18절)는 예수님의 명령과 관련이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어제 복을 통하여 호수의 이쪽과 저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았다. 호수의 이편과 건너편은 분명 서로 다른 곳이다. 그러나 호수의 이편과 저편을 서로 연결해 주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배(boat)라는 것이다. 예수께서 먼저 배에 오르시자 제자들도 따라 올랐다고 한다.(23절) 호수에는 여러 척의 배들이 있다. 거기에는 사람들이 타고 있다.(27절 참조)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타고 계시는 배는 이제부터 넓은 의미의 "교회"를 뜻한다. 이것이 바로 마태오가 의도하는 바이다.

 

갈릴래아 호수에 여러 척의 배가 떠있다. 모든 배가 거센 풍랑을 만나서 파선(破船)되기 직전에 놓였다. 그 중 한 배에 예수께서 타고 계시며, 그분은 태연히 잠에 빠져 계신다. 이는 교회 안에 주님이 계시지만 눈으로 볼 수 없는 상태와도 같은 것이며, 교회 또한 세파(世波)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 안에 비가시적(非可視的)으로 계시는 주님은 바람과 바다를 꾸짖어 평온함을 가꾸시는 분이시다. 다른 배를 탄 사람들도 주님의 놀라운 자비를 같은 비중으로 체험하지만, "도대체 이분이 누구인데 바람과 바다까지 복종하는가?"(27절) 하고 수군거리면서 놀라 눈이 휘둥그래질 뿐이다. 문제는 교회라는 배를 탄 사람들의 믿음이다. 물위에 떠있기 위해 배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배는 사람을 태우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주는 수단이다. 저쪽으로 가는 데 필요한 과정은 그 배 안에 함께 타고 계시는 주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이다.◆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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