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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13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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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7-04 조회수1,475 추천수7 반대(0) 신고

◎ 2003년 7월 4일 (금) -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9,9-13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다. 내가 바라는 것은 동물을 잡아 나에게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

 

그 때에 9) 예수께서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부르셨다. 그러자 그는 일어나서 예수를 따라 나섰다.

10) 예수께서 마태오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실 때에 세리와 죄인들도 많이 와서 예수와 그 제자들과 함께 음식을 먹게 되었다. 11)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의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당신네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음식을 나누는 것이오?" 하고 물었다.

12)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동물을 잡아 나에게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를 배워라. 나는 선한 사람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흑백(黑白)친교불가성"?

 

어제 토마스 사도의 축일로 놓친 복음은 [마태 9,1-8]이었다. 어제 복음을 잠시 살펴보면, 예수께서 배로 호수 건너 자기 동네로 오시자 사람들이 중풍병자 한 사람을 침상에 누인 채 데려온다. 마태오는 마르코의 중풍병자 치유기적사화(마르 2,1-12)를 옮겨 쓰면서 일체 부수적인 일화를 삭제하고 요점만 간추려 전하고 있다. 요점은 곧 이 땅에서 죄를 사하는 권한이 사람의 아들에게 있다는 것이다.(6절) 이로써 예수께서는 자연과 마귀와 죄사함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가지신 분으로 부각된다. 하느님이 아니고서는 어느 누구도 이 땅에서 죄를 용서할 수 없다는 율법학자들의 생각은 전적으로 옳다. 그러나 문제는 율법학자들이 자기들의 눈앞에서 일어나는 치유의 기적이 예수를 통한 하느님의 현존(現存)으로 말미암아 성취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용서와 치유를 함께 베푸시는 예수를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로 여길 뿐이다.(3절)

 

이제 하느님은 예수와 함께 예수 안에서 말씀하시고 행동하신다. 하느님의 말씀과 행동의 핵심은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과 스스로 죄인으로 여기는 사람들에 자비와 용서이다. 마태오는 자신의 복음 안에서 이러한 핵심적인 내용들을 계속해서 피력한다. 오늘 복음도 마르코가 전하는 세리의 소명사화(마르 2,14-17)를 옮겨 쓰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마태오는 자신의 편집의도에 집중한다. 마태오의 편집의도는 소외된 자들에 대한 하느님의 관심이다. 그래서 세관원의 소명사화에서 마르코가 말하는 알패오의 아들 레위라는 이름을 자신을 지칭하는 마태오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결국 마태오는 소명사화의 주인공을 자신의 이름으로 바꾼 것이다. 이것은 마르코가 정작 예수의 제자로 불림 받은 알패오의 아들 세관원 레위의 이름을(마르 2,14) 12제자의 명단에는 마태오로(마르 3,18) 기록하고 있는 부분을 감안하여 합리적으로 고쳤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예수님 시대에 죄인으로 분류되었던 세관원이 제자의 반열에 들게된 것이다. 예수께서는 마태오를 당신의 제자로 불러 그냥 따라다니도록 내버려두지 않으신다. 예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베드로와 그의 동료들을 제자로 삼은(마태 4,19) 뒤에 베드로의 집에 들러 장모의 열병을 고쳐주시자 일어나 예수께 시중을 들었다는 일(마태 8,14-15)을 보더라도 "추종"은 "친교"를 의미한다. 이와 같이 예수님은 당신을 따라나선 마태오의 집을 방문하여 그의 동료 세리들과 많은 죄인들과 함께 식탁공동체를 주관하시면서 친교(親交)를 선물로 주신다.(10절) 물론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이를 보고 못마땅해한다.(11절) 그래서 제자들에게 "당신네 선생은 어찌하여 세리와 죄인들과 음식을 나누는 것이냐?"고 물었던 것이다.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흑백(黑白)친교불가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흑백의 논리를 "의사와 병자"(12절), "자선과 제사"(호세 6,6 참조), "구원과 죄인"(13절)의 원리로 보시면서 이 둘은 서로 깊이 관련되어 있으며,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대상임을 천명하신다.

 

이 땅에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어 오신 이래 사랑과 자비를 베푸는 일이 율법의 규정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되었다. 걸어다니시고 말씀하시며 행하시는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는 자연과 마귀와 죄 위에 군림하는 최고의 권위로써 사랑과 자비와 용서의 선물을 이 땅에 선사하시는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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