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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 제1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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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7-05 조회수1,484 추천수7 반대(0) 신고

◎ 2003년 7월 6일 (일) - 연중 제14주일

 

[오늘의 복음]  마르 6,1-6

<어디서나 존경을 받는 예언자라도 자기 고향에서만은 존경을 받지 못한다.>

 

그 무렵 1)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셨다. 2) 안식일이 되어 회당에서 가르치시자 많은 사람이 그 말씀을 듣고 놀라며 "저 사람이 어떤 지혜를 받았기에 저런 기적들을 행하는 것일까? 그런 모든 것이 어디서 생겨났을까? 3) 저 사람은 그 목수가 아닌가? 그 어머니는 마리아요,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유다, 시몬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다 우리와 같이 여기 살고 있지 않은가?" 하면서 좀처럼 예수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4)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디서나 존경을 받는 예언자라도 자기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을 받지 못한다."

5) 예수께서는 거기서 병자 몇 사람에게만 손을 얹어 고쳐 주셨을 뿐, 다른 기적은 행하실 수 없었다. 6) 그리고 그들에게 믿음이 없는 것을 보시고 이상하게 여기셨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화자(話者)에 대한 청자(聽者)의 태도

 

마르코복음에 의하면 세례자 요한이 잡혀 옥에 갇히고 난 뒤(1,14), 예수께서는 본격적으로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면서 공생활(公生活)을 시작하셨다. 복음선포는 제자들을 부르심과 권위 있는 말씀과 기이한 행적으로 이루어진다. 예수님의 선교무대는 주로 갈릴래아 주변지방들이었고, 활동기간은 약 3년으로 추정되며, 선교효과는 복음의 수용과 믿음보다 불신(不信)과 거부(拒否)가 더 많았다.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헤로데 당원들은 예수를 죽이기로 결정했고(3,6), 친척들은 소문을 듣고 예수를 정신나간 사람으로 여겼으며(3,21.31), 백성들도 예수님의 가르침을 알아듣지 못하고(4,12), 배척하였으며(5,17), 선발된 12 제자(3,13-19)들까지도 믿음이 부족했고(4,40), 예수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다(4,41). 이렇게 예수님의 가르침과 행적은 철저하게 곡해되었던 것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자라났던 고향을 방문하시지만 거기에서조차 푸대접을 받으신 내용을 들려주고 있다. 3년이라면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닐 터인데, 왜 예수님의 열정적인 노력이 모두 공염불(空念佛)이 되고 말았는가? 무엇이 잘못됐는가? 무엇이 부족한가? 문제는 믿음이다. 복음사가의 의도는 복음과 믿음의 불가분의 관계를 피력하는데 있다. 여기서 믿음은 복음의 주체인 화자(話者)에 대한 청자(聽者)의 모든 인간적인 면을 배제한 후 결정짓는 긍정적인 태도를 말한다. 이런 관계를 오늘 복음이 보여주고 있다.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오신 예수께서 안식일이 되어 회당에서 가르치시자 많은 사람들이 그 말씀을 듣고 처음에는 놀라운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곧바로 의문을 제기하면서(① 어떤? ② 어디서? ③ 목수? ④ 가족? ⑤ 친척?) 부정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어디에서나 존경받는 예언자라도 자기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을 받지 못하는 법이다"(4절)하는 속담으로 대응하신다. 결과는 단지 몇 명의 병자들만 고쳐주시고 다른 기적은 행하실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난다.(5절) 이유는 그들에게 이상하리만큼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다.(6절)

 

예수께서는 처음부터 크고 대단한 믿음을 요구하시지 않는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믿음이 없는 곳에는 구원도 기적도 없다는 것이다. 구원과 기적에 대한 믿음의 중요성은 앞서간 복음에 잘 나타나 있다. 예수께서는 겨자씨 같은 아주 작은 믿음 속에서 이미 하느님의 나라가 싹튼다고 가르치셨다.(4,31-32) 하혈병으로 12년간 앓던 여인이 예수님의 옷자락이라도 만진다면 나을 것이라는 한 가닥 믿음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실제 치유의 은혜로 응답하셨다.(5,25-34) 또한 병든 딸을 예수께서 고쳐 주실 수 있다는 회당장 야이로의 믿음에 예수께서는 이미 죽은 그의 딸을 다시 살려 돌려주셨다.(5,22-24.35-43)

 

이렇게 믿음이 있는 곳에는 그것이 아무리 작다 하더라도 치유와 기적이 있고 용서와 구원이 베풀어진다. 이는 곧 사랑이신 하느님의 인간 믿음에 대한 응답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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